속보

단독

"대유행 누구 책임?" 전 총리와 서울시장의 볼썽사나운 '페북 공방'

입력
2021.07.15 16:15
수정
2021.07.15 16:47
구독

청와대 원색 비난 서울시 정무부시장 글에?
①정세균 전 총리, 오세훈 시장 겨냥 "후안무치"
②오세훈 "사실 관계 제대로 알아보고 사과하라"
③정세균 "장문의 글 올릴 시간에 방역 챙겨라"?
이틀째 난데없는 코로나 확산 책임공방 '눈살'

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씨를 보인 15일 오후 대전 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얼음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대전지역에서 6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 대전=뉴스1

낮 기온이 35도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씨를 보인 15일 오후 대전 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얼음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대전지역에서 6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 대전=뉴스1

"뒤로 쏙 빠진 채 정부 비판하는 모습은 후안무치하다."

→"사실관계 안다면, 미안한 마음 드실 것이다. 사과하라."

→"장문의 글 올릴 시간에 서울시 방역 한 번 더 챙겨라."


국무총리를 지낸 여당 대선주자야당 소속 현역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책임론을 놓고 이틀 사이 주고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글이다.


고려대 법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2016년 20대 총선에선 서울 종로에서 맞붙은 정치적 라이벌 관계이기도 했다. 정세균 전 총리와 오세훈 시장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왼쪽 사진)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캠프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민관협력 공동대응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정세균(왼쪽 사진)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캠프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민관협력 공동대응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서로를 향한 비난의 핵심은 '이 엄중한 시국에 남 탓 늘어 놓지 말라'는 것.

그러나 두 사람의 난데없는 페북 설전에 책임을 다해야 할 사람들이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의 설전을 촉발시킨 건 방역 실패 책임을 청와대 탓으로 돌리며 여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글이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정작 자신이 책임인 방역 문제에는 뒤로 쏙 빠진 채 다른 사람을 내세워 정부 비판을 하는 모습은 후안무치한 처사"라고 직격했다.

'전직 방역사령관' 경력을 강조한 정 전 총리는 "방역엔 왕도가 없다. 지방자치단체는 정부의 방역 지침에 충실히 따르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오 시장이 독자적으로 추진한 영업시간 제한 완화 조치, '자가검사키트' 도입 등을 에둘러 비판했다.


15일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강원 춘천시 강원도의회를 방문,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춘천=뉴시스

15일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강원 춘천시 강원도의회를 방문,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춘천=뉴시스

그러자 오 시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다른 사람 뒤에 숨었다'는 것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오늘 오전 발언 해프닝을 말씀하신 것으로 보이는데, 취재해 보시면 저에게 미안해하실 정도로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실을 알게 돼 미안한 마음이 드시면 글을 조용히 내려달라. 사과로 받아들이겠다"며 "조용히 일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적었다. 정 전 총리의 비판을 '발목잡기'로 받아친 것이다.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마포구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이대로 끝나는가 싶었던 설전은 정 전 총리가 추가 공격에 나서며 이어졌다.

정 전 총리는 "오세훈 후배님, 충고의 말 잘 새겨듣겠다니 고맙다"면서 "시장의 정무를 총 지휘하는 정무부시장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말을 모르고 계셨다니 그건 시장으로서 책임질 일이지 제게 공개 사과를 요구할 일은 아니다"고 오 시장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오늘도 서울시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섰다. 저에 대한 장문의 글을 올릴 시간에 서울시 방역을 한 번 더 챙겨주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이렇게 한가할 때가 아니다"라고 적었다.

강윤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