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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산소 통제·친군단체 테러 지원… 미얀마 군부의 새로운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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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총탄을 대신해 시민들을 탄압하는 새로운 '무기'를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산소통이 첫 번째, 친군단체의 암살과 테러를 지원·방조하는 전략이 두 번째다. 군부의 악랄함에 시민들은 화장장이 모자랄 정도로 목숨을 잃고, 민주세력은 밤 사이 자택에서 피살되고 있다.
15일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얀마의 산소는 충분하다"고 밝혔던 군부는 13일 "코로나19 치료·격리 시설에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환자를 못 받고 있다. 민간 산소공장의 생산과 충전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산소 통제 의혹'을 당초 부인한 것은 결국 산소 시설을 장악하기 위한 시간벌기에 불과했던 셈이다.
입장을 뒤집은 군부는 즉시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한 사가잉주 지역의 산소통 공장들을 옥죄고 나섰다. 이와 관련, 만달레이 생산 공장 200여 곳은 최근 군부의 강압에 못 이겨 군병원과 군부 산하 의료시설에만 산소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소 부족은 시민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대다수 미얀마인들은 이날도 반군부 정서 때문에 군병원이 아닌 자가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군부의 통제로 산소마저 구할 수 없으니 인명 피해는 당연히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전날 미얀마의 신규 확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인 7,083명에 달했다.
사망자도 폭증하고 있다. 군부는 같은 날 전국에서 14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들이 병원 치료를 거부당해 집에 머물면서 산소를 구하지 못해 숨지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사망자는 군정 당국의 발표보다 훨씬 많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난 13일 만해도 양곤 3개 화장장에선 코로나19로 사망한 731구의 시신이 처리됐다. 쿠데타 전 일일 40여 구만 처리하던 화장장에 15배 이상의 시신이 몰려든 것이다. 화장장 수요 폭발로 수많은 시신들이 바닥에 방치되고 있는 게 지금의 미얀마다.
혼란을 틈탄 친군단체의 횡포도 극성이다. 문민정부를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등에 따르면, 전역 군인과 극우 승려단체·군 지지자들의 비밀 결사체인 '퓨 소 흐티'는 지난 2일과 5일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활동 중인 NLD 지도자 3명의 자택을 급습해 이들을 사살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5월 퓨 소 흐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암살을 예고했던 인원이다. 또한 이 단체는 지난달 13일과 16일 만달레이와 양곤의 NLD 사무실에 폭탄을 투척하기도 했다.
군부는 친군단체를 교묘히 지원하고 있다. 퓨 소 흐티 조직원들이 사용하는 M-16 총기와 자동발사 수류탄은 정부군이 아니면 현지에서 구할 수 없을뿐더러, 이들 무기는 정부군 정예부대의 주력 화기이기도 하다. 현재 군부에 맞서는 시민방위군들은 개량 사냥총 '투미'와 소수민족 반군이 지원한 러시아제 구형 총기만 보유하고 있다.
사가잉주 민주세력들은 "붙잡힌 조직원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군부정당을 통해 화력 지원을 받아 활동하며, 정체가 탄로날 위험에 처하면 군부 측에 보고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군부는 이날까지도 친군단체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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