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논란' 김재원 "사실은 민주당 의원이 도와달라 했다"

입력
2021.07.15 09:20
수정
2021.07.15 10:08
구독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라디오에 출연
"민주당 국민 선거인단 가입은 엉겹결에 덜커덕"
"與 한 의원에게 말하니, '도와달라'고도 해"
이재명 측 비판엔 서운함 드러내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의 국민경선 선거인단으로 참여해 '역선택' 논란에 휩싸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번에는 "사실은 민주당 의원이 도와달라고도 했다"고 발언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김 최고위원의 역선택과 관련해 여당과 언론이 연일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발언은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14일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역선택' 논란에 대해 "여당에서 국민 선거인단에 신청해 달라는 문자가 참 많이 왔고, 우리 당분들도 많이 받았더라"면서 "사실 별 관심이 없었는데, 어떻게 (가입)하는지 한번 들어가봤더니 그냥 덜커덕 되더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며칠 후에 민주당의 모 의원님하고 이야기하다가 내가 (민주당 국민 선거인단에) 신청했고 내 주위에서도 재미있어 하면서 신청한 사람이 좀 있다고 말했다"며 "그 의원님이 저보고 '그러면 잘 보여야 되겠네' 하면서 상당히 재미있어 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의원이) 나중에 내가 연락할 테니까 모아서 우리 쪽 도와달라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서 "제 주위 사람도 여러 명 국민 선거인단 신청했다니까, '몇 명 되느냐'라고 물어서 10명은 될 거다 그랬더니 '10표네. 그럼 우리 도와달라' 그랬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이 언급한 민주당 의원에 대해선 "꽤 유명한 민주당 의원님"이라면서 "사실 그분에 대해서 밝혀야 될 상황이 될까 봐 일부러 이야기를 못했다"고도 했다.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제가 일요일(11일)에 페이스북에 글을 을렸는데, 그게 이상하게 번지고 말았다"며 "왜 가입을 했을까, 이게 당내 경선룰에 뭘 주장하기 위한 것 아니냐, 민주당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 등 다양한 해석과 함께 공방이 되니까 저도 의도치 않게 빨려들어간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결과적으로 보니까 이게 민주당에 혼란도 많이 주고, 또 우리 쪽에도 혼란을 주게 돼서 요즘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면서 "시작은 그렇게 됐는데 마치 내가 엄청 생각을 많이 해서 이런(민주당 국민 선거인단 가입 및 투표) 걸 한 것으로 되니까 아니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래서 여기까지 끌려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의 거센 비판과 관련해 "제가 이 지사 같았으면 '김 최고위원 참여해주니 고맙다. 그런데 당신이 왜 나를 찍지 않느냐. 내가 그렇게 겁나냐. 기왕에 들어왔는데 센 주먹끼리 함께 붙게 나를 찍어라' 등 그렇게 나왔다면 제가 '후보님 보니까 통 크시네요' 이렇게 반응했을 텐데, 완전히 이상하게 됐다"며 이 지사 측의 반응에 서운함을 드러냈다.


김재원 '역선택' 논란이 시작된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진행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CBS사옥에서 진행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김 최고위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국민 선거인단에 신청해 달라고 앞다퉈 문자메시지를 보내 기꺼이 한 표 찍어 드리려고 신청을 완료했다"며 "모두 민주당 국민 선거인단에 신청해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 달라"고 글을 올렸다.

이어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지지를 선언하면 몰라도 이재명 후보에게는 손이 가지 않는다"면서 "추미애 후보에게 마음이 간다"고 언급해 '역선택'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자 이 지사 캠프 측에서는 같은 날 논평을 내고 김 최고위원을 향해 "사실상 범죄 행위"라면서 "제1야당의 최고위원이란 사람이 범죄적인 역선택을 선동하고 있는 사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유튜브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역선택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도 "다른 정당의 당내 경선에 개입하고 거짓과 역선택을 유도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서도 제한하는 위법"이라며 "제1야당의 지도부 구성원이 타 당의 당내 경선에 부당하게 개입해 자당 지지자들의 집단적 역선택을 선동하고 있다. 법률적 대응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 여론조사) 참여 문자가 저한테도 많이 왔다"며 "김 최고위원이 민주당 선거인단에 가입했다고 민주당에서 대변인 논평씩이나 내면서 호들갑이다"고 강경하게 맞섰다.

그는 이어 "선거인단을 억지로 늘려 보려고 국민들에게 무한 스팸을 보낸 것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누구를 탓하고 있는 것이냐"라면서 "김 최고위원이 대중을 선동해 민주당 경선을 특정한 방향으로 조작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게 사실이면 김 최고위원은 즉시 우리 당 최강의 잠룡이다"고 쏘아붙였다.

강은영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