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與경선 연기 '성큼'...이재명도 "당 결정 따를 것"

입력
2021.07.14 21: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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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일이 당초 예정(9월 5일)보다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이재명 경기지사 등이 "연기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상민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당 선거관리위는 코로나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경선 연기 문제를 당 지도부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경선 연기 반대파였던 송영길 대표는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의 성과를 보고 경선 일정 논의가 필요하면 논의하자"며 연기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이 지사의 대선후보 경선 캠프는 14일 "선당후사의 자세로 경선에 임하겠다"며 당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경선 연기론이 불이 붙었을 땐 이 지사가 "연기론자는 가짜 약장수"라는 표현까지 쓰며 강력 저지했지만,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이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지난 달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된 시기였다"며 "1단계와 4단계는 하늘과 땅 차이 아니냐"고 했다. 경선 연기에 끝까지 반대하는 모습이 이 지사에게 불통 이미지를 씌울 가능성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 지사와 같은 편에 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도 '경선 연기' 쪽으로 선회했다. 박 의원은 14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방역과 국민안전의 문제라서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며 "지난달과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다만 경선을 '얼마나' 연기할 것인지는 여전한 쟁점이다. 이 지사 측 정성호 의원은 민주당 선관위에 "국정감사 이전엔 경선을 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이상민 위원장이 전했다. 국정감사가 9월 말 시작하고 추석 연휴가 9월 19~22일인점 점을 감안하면, '약 2주 연기'를 이 지사 측이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는 뜻이다.

이 지사를 추격 중인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이 '10월로 연기'를 주장하면서 갈등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은 11월이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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