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로 드러난 NC 선수들의 호텔 술판... 강남구청, 동선 허위 진술 박석민 등 수사 의뢰

입력
2021.07.14 17:53
수정
2021.07.15 09:51
21면

박석민도 사과문 발표
박민우는 올림픽 국대 자진 반납

NC 선수단. 연합뉴스

NC 선수단.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위반해 야구판을 쑥대밭으로 만든 NC 구단과 해당 선수들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파장은 커지고 있다.

NC 구단은 14일 일련의 의혹을 인정하면서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김종문 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확진자 중 한 명이자 이번 사건을 주도한 박석민은 별도로 사과했고, 박민우는 책임을 지고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러나 용인될 수 없는 범법 행위를 저지른 데다 동선을 허위 진술한 사실까지 추가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NC 선수들은 서울 원정 숙소에서 집합 금지 인원에 관한 수칙을 어기고 외부인과 만나 술을 마셨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KBO리그가 중단됐기 때문에 방역수칙 위반 의혹을 받는 NC 선수들에게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박석민은 지난 5일 오후 10시가 넘어 서울 원정 숙소에 도착한 뒤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가 자신의 방에 모여 떡볶이 등 분식을 시켜 먹었다고 밝혔다. 이때 같은 숙소에 투숙하고 있는 지인이 숙소 앞에 세워진 구단 버스를 보고 박석민에게 전화했다.함께 있는 친구가 NC 팬이라는 지인의 말에 박석민은 방심하고 "지금 동생들과 있으니 잠깐 같이 방에 들러 인사하자"는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석민은 룸서비스로 치맥(치킨 맥주) 세트를 시켰고, 세트로 나온 맥주 3병과 편의점에서 산 맥주 4캔을 나눠 마셨다고 했다. 이후 지인은 먼저 나가고, 후배 선수들은 방을 왔다 갔다 했다는 게 박석민의 설명이다. 이 지인은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박석민에게 연락했고, 박석민은 즉시 구단에 관련 내용을 알렸다고 밝혔다.

박석민은 방역 당국 역학조사에서도 위 내용을 진술했다며 "여러 곳에서 역학조사 질문이 있어 당황했지만,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명이 무색하게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강남구청은 이날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확진 후 동선을 허위 진술한 NC 선수 등 확진자 5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청은 선수단 4명과 일반인 2명 등 6명이 한 공간에 있었으며, 외부인 2명은 7일, 선수 1명은 9일, 선수 2명은 10일 확진됐다고 확인했다. 강남구청은 “자신의 동선을 숨긴 확진자 5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며 “NC 선수단과 호텔 관계자들을 상대로 심층 방역조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허위 진술이 사실로 밝혀지면 방역 수칙 위반에 더해 감염병예방법 위반의 위중한 범법 행위다.

박석민은 "야식을 먹는 과정에서 부도덕한 상황은 없었다"며 항변했다. 합석한 외부인이 유흥업 종사자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즌 중 원정 숙소에서 벌어진 부적절한 일탈 행위만으로 관용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제재를 규정한 야구규칙 151조에 따른 강력한 제재 조치가 불가피 하다.

이번 일로 박민우는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을 반납하기로 했다. 2019년과 2020년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을 수상한 박민우는 국가대표 주전 2루수다. 김경문호의 올림픽 메달 사냥에도 차질이 생겼다.

황순현 NC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일부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사적 모임을 했다. 구단은 이에 대해 관리부실 등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강주형 기자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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