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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가도서 만난 최재형과 윤석열... '입당' 앞 갈림길?

입력
2021.07.13 21:00
수정
2021.07.13 22:5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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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권 행보가 시작부터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차이점이 유독 두드러진다.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의 ‘러브콜’에도 들어갈 듯 말 듯 ‘밀당’ 하며 독자 행보 중이다. 반면 후발주자인 최 전 원장은 조기 입당으로 승부수를 띄울 태세다.

입당 시사 崔 "정당정치 아니면 대의민주주의 어렵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전=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2일 국립대전현충원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전=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최 전 원장은 13일 캠프 상황실장 역할을 맡은 김영우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의 입을 통해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 김 전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정치가 아니고선 대의민주주의를 하기 어렵다. (최 전 원장에게 그런 생각이) 분명히 있다”며 원내에서 싸울 채비를 마쳤음을 시사했다. 최 전 원장 본인도 전날 “정치는 뜻을 같이하는 이들끼리 힘을 모아 공동의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늦지 않게 입당해 ‘제1야당 대선후보’가 되기 위한 경선 절차에 뛰어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아직 캠프는 정식 출범하지 않았지만, 입당에 필요한 접촉과 준비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캠프 사무실은 일찌감치 국회와 가까운 여의도 공유오피스에 마련하기로 했다. 또 1호 영입인사로 3선 중진 출신 김 전 의원을 택한 것부터가 조기 입당을 염두에 둔 수순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이준석 대표나 권영세 당 대외협력위원장과 긴밀히 소통하며 당과 최 전 원장 사이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이 대표와 직접 통화를 나눴고, 14일엔 권 위원장과 만나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할 예정이다.

장외서 '광폭 행보' 尹... 막판 단일화 노리나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도봉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중개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도봉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중개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석열 캠프 제공

윤 전 총장은 모호한 태도로 ‘장외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접수 첫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쳤다. 아예 국민의힘 ‘경선 버스’를 타지 않고 막판까지 버틸 것이란 시나리오도 공공연히 거론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앞서 9일 윤 전 총장과 만나 식사를 한 사실을 공개하며 “(윤 총장이) 국민의힘에 당장 들어갈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바깥에서 중도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고 마지막에 국민의힘 후보랑 단일화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입당 고민에 숨겨진 각 후보 셈법은?

대중적 지지와 인지도가 높은 윤 전 총장으로선 입당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안 그래도 악재가 많은데, 섣불리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더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에 휘말리고 생각지도 못한 추가 약점이 노출될 수 있어서다. 당분간 장외에 남아 지지율 정체를 깰 ‘상승 바람’을 기다리는 게 더 나은 선거 전략이라는 판단이 서면 윤 총장과 국민의힘 간 ‘정치적 거리 두기’는 더 길어질 수 있다.

반대로 단시일 내 지지율과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최 전 원장에게는 입당이 ‘가성비 좋은’ 선택이다. 조기 입당으로 윤 전 총장과 차별화하고 장외 주자 대 국민의힘 주자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경우 유권자들에게 빠르게 존재감을 각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여기에 윤 전 총장과 비교해 최 전 원장이 ‘정통 보수’에 가까운 만큼, 일단 이름을 알리면 보수층 결집에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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