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란 책임론' 선 그은 방역당국 "거리 두기 개편안은 집단지성"

입력
2021.07.13 17:00
수정
2021.07.13 17: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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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정은경(왼쪽) 질병관리청장과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정은경(왼쪽) 질병관리청장과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거리 두기 개편안은 집단지성으로 만들어졌다."

방역당국이 '기모란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엿새째 1,000명 선을 넘은 방역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헬스장에서 음악이나 러닝머신 속도를 제한하는 등 세부적인 방역지침을 둘러싼 논란이 일자, 정치권 일각에서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을 겨냥하기 시작해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3일 “거리 두기 개편안을 누군가가 설계했다고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3개월 가까이 관련 협회, 단체들과 공개토론회와 공청회 등을 여러 차례 거치며 현장 의견을 들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거리 두기 개편안 논의는 지난 1월 시작됐다. 거리 두기에 대한 저항이 만만찮았던 만큼 이번엔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다는 방침에 따라 다음 달인 2월에 중수본은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기모란 당시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여기서 거리 두기 단계를 세 단계로 줄인 개편안을 제안했다.

손 반장은 “해당 안은 사적 모임 제한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판단됐다”며 “이후 관련 협회·단체, 지자체, 중앙부처가 함께 상당 기간 의견을 모아 집단지성으로 만들어낸 것이 현재의 최종 개편안"이라고 말했다. 기 기획관이 당시 제안한 방안에는 가장 낮은 단계(생활방역)에서도 20명 이상 사적 모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헬스장에서 음악이나 러닝머신 속도를 제한하는 조항도 현장과 소통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기 기획관이 거리 두기 개편안 7월 적용을 밀어붙였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손 반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400명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개편안 적용 문제가 사회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게 논의되어 왔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가 방역기획관 자리를 새로 만들면서까지 방역전문가 자격으로 기 기획관을 임명했는데, 결과적으로 4차 유행의 둑이 터진데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방역과 예방접종 전권을 부여받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의 방역 컨트롤타워 ‘옥상옥’ 논란마저 다시 제기되는 모양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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