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골프채·렌터카·학비까지 대준 수산업자... 언론인 줄소환 예고

입력
2021.07.13 19: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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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이동훈 전 위원 소환 조사
李, 혐의 부인 "여권 정치 공작"
종편 기자 대학원비 대납 의혹도
입건 기자 렌터카 출입기록 확보
4명 이외 추가 입건자 배제 못 해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경찰에 소환된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수산업자를 사칭한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경찰에 소환된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이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씨가 언론인들에게 수산물과 렌터카 제공에 더해 대학원 학비까지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13일 이동훈(51)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조사한 데 이어, 내주까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언론인 4명을 차례로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전 위원은 이번 수사가 '여권의 정치적 공작'이라며 억울함을 표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 이 전 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위원은 김씨로부터 고가의 골프채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위원은 이날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위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가, 경찰이 김씨 관련 수사를 본격화하자 대변인 취임 열흘 만인 지난달 20일 사퇴했다.

이 전 위원은 8시간가량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을 만나 "면목이 없다"면서도 이번 수사가 여권의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권 사람들이란 이들이 찾아와 'y(윤석열)'를 치고 우릴 도우면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저는 '안 하겠다' '못 하겠다'고 했고, 내 얼굴과 이름이 언론에 도배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다른 언론인 3명과도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종합편성채널 기자가 김씨로부터 대학원 학비를 제공받은 흔적을 찾아냈으며, 종합일간지 기자 집으로 김씨 측의 렌터카가 출입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언론인 추가 입건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과 법리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씨로부터 독도새우와 대게 등 수산물을 제공받은 '선물리스트'에는 입건된 4명 이외에 언론인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내주까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언론인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가짜 수산업자'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아 입건된 전 포항남부경찰서장 배모 총경이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전력에도 2016년 승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배 총경은 1998년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징계를 받았고, 2007년 재차 음주운전으로 70대 노인을 다치게 해 중징계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두 번이나 음주운전 기록이 있는데도 총경으로 승진해 당시 경찰 내부에서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직위해제된 배 총경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감찰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오지혜 기자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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