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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더 지쳐요"...코로나 검사도 전에 쓰러지는 시민들

입력
2021.07.13 19:30
수정
2021.07.13 19:5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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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역광장의 중구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무더위 속에서 검사를 대기하고 있다. 손성원 기자

13일 서울역광장의 중구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무더위 속에서 검사를 대기하고 있다. 손성원 기자

"코로나 검사받는 게 두 번째인데 더위까지 겹쳐 너무 지치네요."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13일 낮 서울역광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40분째 대기 중이던 최현우(23)씨는 더위에 더 지친 모습으로 이같이 말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 폭염특보까지 내려진 이날, 진료소 앞 대기줄 사이사이에서는 더위에 지쳐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이 여럿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폭염이라는 또 다른 적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가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혼잡도 안내에 나섰고, 각 구청도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더위와의 싸움에 맞서기엔 역부족이다.

이날 찾은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채는 아이와 함께 대기줄에 있던 김모(38)씨는 "검사를 안 받을 순 없는데 너무 오래 대기하다 보니 지친다"며 "혼잡한 시간대를 지나 다시 오고 싶지만 그게 언제일지 몰라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역 검사소에서는 이미 전날 검사를 대기하던 여학생이 쓰러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상황을 목격한 이모(27)씨는 "내 앞에 있던 교복 입은 한 여학생이 갑자기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말했다. 서울역 진료소의 경우, 감염을 우려해 대기 간격을 두다 보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막 등의 시설로 시민들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노란 양산은 서초구청에서 대여해주는 것으로 대기시간동안 사용 가능하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노란 양산은 서초구청에서 대여해주는 것으로 대기시간동안 사용 가능하다. 연합뉴스

폭염으로 인한 시민들 피해를 우려한 서울시는 전날부터 시내 주요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 등의 실시간 혼잡도와 예상 대기시간을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이마저도 현장의 실시간 상황과 차이가 있어, 폭염에 단 몇 분도 서 있기 힘든 시민들 입장에선 "큰 도움이 안 된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실제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스마트서울맵을 통해 확인된 서울역 검사소 상황은 '혼잡'(대기시간 90분 이상)이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20분 만에 검사가 가능했다.

이 밖에 서초구는 각 검사소에 대기 중인 시민들에게 양산을 대여해주고, 영등포구는 직장인들이 대거 몰리는 여의도공원 진료소 대기 시간 단축을 위해 점심시간까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는 것엔 한계가 있다.

택배기사와 돌봄시설 종사자 등 다중 접촉이 많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날 시작된 자율백신접종에서는 명단에 이름이 누락되는 등 일부 혼선도 빚어졌다. 송은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관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자율접종을 준비하면서 직군별로 명단을 관리했지만, 주민등록번호 등 검증 과정에서 명단이 합쳐지고 일부 혼선이 있었다"고 했다. 자율접종 대상자임에도 연락을 받지 못한 경우에 대해서는 "시스템상 접종된 대상자로 분류됐지만, 접종을 하지 못한 대상자에 한해 현황을 파악하고 접종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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