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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4번째 '코로나 사과'... "짧고 굵게 끝내자"

입력
2021.07.12 16:34
수정
2021.07.12 17:4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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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세 번째 대국민 사과를 했다. 12일 확진자 폭증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가 최고 등급인 4단계로 격상되자 “또다시 국민들께 조금 더 참고 견뎌내자고 당부드리게 돼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짧고 굵게 상황을 조기에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며 방역 강화는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해 “수도권에서 오늘부터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들어갔다”며 “일상의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지만 방역 상황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더 큰 피해와 손실을 막기 위한 비상 처방”이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사흘 연속 1,3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확산을 통해 방역과 경제를 조화시키면서 함께 성공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방역 완화를 추진했다가 확진자가 무섭게 증가하며 오히려 통제 수위를 높이는 실책을 저질렀다는, 일각의 지적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네 차례 공개 사과했다. 지난해 2월 ‘마스크 대란’ 사태가 터졌을 때 처음 고개를 숙였고, 같은 해 8월 거리두기 등급을 2단계로 올린 뒤에도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돼 송구하다”며 미안함을 표했다. 이어 12월 수도권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리며 "다시 단계를 격상해 송구하고 무거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또 고강도 거리두기 조치로 가장 피해를 보는 자영업자들을 염두에 둔 듯,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다가 다시 막막해진 중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무척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자영업자들이 영업제한으로 겪는 피해는 손실보상법과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보상하겠다는 방침도 거듭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감염병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한 해법으론 “K방역 장점의 극대화”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대규모 진단검사와 철저한 역학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금은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가 다수여서 생활치료센터의 조속한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며 “병상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스라엘과 ‘백신 교환(스와프)’으로 들여온 화이자 백신(70만 회분)도 13일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대면 접촉이 많은 버스ㆍ택시ㆍ교육ㆍ보육 종사자들에게 우선 접종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지역으로 퍼지는)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휴가를 최대한 분산해 사용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박남춘 인천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방역에 실패한다면, 또는 방역 때문에 국민들께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책임"이라며 "중앙정부는 인력을 충분히 지원하고 지자체는 이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고 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방역 책임을 떠 넘기는 일을 막기 위해 '방역 협조'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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