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강력 봉쇄 나선 베트남… 중·러 백신만 바라보는 미얀마

입력
2021.07.12 17:15
수정
2021.07.12 17:21

베트남 확진자 폭증 지속, 남부 봉쇄령 추가 강화?
'산소통 독점 의혹' 미얀마 군부, 중·러 백신에 의존

11일 베트남 호찌민 교통경찰들이 도심 내 검문소에서 오토바이로 이동하려는 시민들의 통행허가증을 일일이 검사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캡처

11일 베트남 호찌민 교통경찰들이 도심 내 검문소에서 오토바이로 이동하려는 시민들의 통행허가증을 일일이 검사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캡처

베트남과 미얀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은 봉쇄 수준을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확산세를 잡는 데 실패하고 있다. 쿠데타로 국가 기능이 마비된 미얀마는 더 처참하다. 군부는 우방국에 긴급구조신호(SOS)를 보낼 뿐 자국민의 생존은 무책임하게 방치하는 모습이다.

12일 VN익스프레스와 이라와디 등 현지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베트남은 전날 1,945명이 코로나19에 신규 감염됐다. 베트남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가 상륙한 이후 처음으로 6일 연속 1,000명대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4일 동안은 매일 최다 감염수치를 경신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4월 재확산 이후 2만6,93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베트남의 최대도시 호찌민은 속수무책이다. 전날도 1,397명이 신규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호찌민 시당국은 외곽은 물론 도심 내에도 266개의 검문소를 설치해 시민들의 이동을 억제하고 나섰다. 공무 및 필수 생산을 위해 이동 허가를 받은 인원이 아닌 일반 시민이 불필요한 외출을 하다 적발되면 100만~300만 동(한화 5~15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호찌민발(發) 코로나19는 남부 전역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최근 393명이 집단감염된 롱안성(省)은 60여 개의 산업단지 운영을 중지시켰다. 메콩 델타 지역 거점인 껀터에도 최고 수준의 방역 조치인 16호 지시령이 발동됐다. 베트남 정부는 남부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잡기 위해 최근 미국이 지원한 모더나 백신 200만 회분의 절반가량을 이 지역에 집중 공급할 계획이다.

11일 베트남 호찌민 경찰들이 외출 가능 허가증이 없는 시민들을 적발한 뒤 현장에서 벌금을 징수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캡처

11일 베트남 호찌민 경찰들이 외출 가능 허가증이 없는 시민들을 적발한 뒤 현장에서 벌금을 징수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캡처

미얀마는 사태 해결의 돌파구조차 보이지 않는다. 쿠데타 군부가 민간 의료시설을 복구하지 못하면서 지난 10일에도 4,37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지에선 미얀마 330개 지역 중 296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도 다급해졌다. 방역 상황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그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700만 회분의 백신을 들여올 것"이라며 "러시아의 경우 미얀마가 자체 백신을 생산하는 것도 도와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신이 추가로 들어온다 해도 일반 시민들이 맞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부 지시를 거부 중인 의료진이 자체 치료센터에서 시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식을 열어두고 있으나, 군부가 민주세력에게 백신을 공급할 가능성은 낮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 군부는 최근 일부 의료용 산소통 충전 공장에 "군부 병원에만 산소를 공급하라"는 지시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이 전국의 산소통 공장에 몰리는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만 살길을 모색한 셈이다. 현재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MyanmarNeedsO2'(미얀마는 산소가 필요하다)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는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도 악전고투 중이다. 17만 명의 베트남 교민들은 10일부터 현지 보건부를 통해 백신 접종 신청이 가능해졌다. 다만 현재까진 외국인에게 제공될 백신의 종류나 접종 시기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얀마에 남은 1만3,000여 명의 교민들은 중국산 백신을 구매하기 위해 최종 조율 중이다. 그러나 중국산 백신이 태국 등에서 "델타(인도) 변이에 효과가 없다"고 알려지고 있어 접종 이후에도 교민들의 불안은 여전할 전망이다.

11일 미얀마 양곤 시민들이 의료용 산소통 충전 공장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SNS 캡처

11일 미얀마 양곤 시민들이 의료용 산소통 충전 공장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SNS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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