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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만인의 공적" 이재명이 사이다 대신 국밥 전략 택한 까닭은

입력
2021.07.12 11:30
수정
2021.07.1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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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 관련 "검증 빼자는 거 아냐...결혼 전 일 달라"
김부선 의혹엔 "객관적 사실로 판단하면 될 것"
"성장회복이 밥, 기본소득은 핵심 반찬" 정책 행보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경선에서 이겼는데 본선에서 지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원팀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본선에서 우리 역량이 최대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저는 심하게 공격하면 안 돼요. (그래서) 지금 손발 묶인 권투를 하고 있는 거죠."

이재명 경기지사,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민주당 경선 기간 '사이다' 화법을 자제하고 화합을 추구하는 '국밥'으로 이미지 변신을 자처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본선까지 내다본 '로키(low-key)전략'이란 설명이다.

이 지사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2, 3% 안의 박빙, 또는 30만 표에서 50만 표 차이로 겨우 이겼다"며 "내부 결속이 단단해야 되고 소위 중도 보수영역인 중원으로까지 진출해서 50% 넘겨야 이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라디오에서도 이 지사는 기본소득, 부동산 등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정책 행보'에 매진하려는 모습이다.


尹 부인 관련 의혹 "결혼 전 일은 책임 물을 수 없는 영역"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 검증과 관련해선, 후보의 가족·배우자 검증은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적어도 윤 전 총장과 결혼 이전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말자는 거다.

이 지사는 "배우자라고 검증을 빼자는 뜻이 아니다. 후보의 가족, 배우자도 당연히 (검증) 해야 한다"면서도 "책임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하기 전 아무 관계도 없는 시절의 이야기는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영역 아니냐"고 했다.

김씨는 과거 '쥴리'라는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의혹, 결혼 전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여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이 지사의 주장대로라면 이 같은 의혹은 검증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거다.


김부선 관련 의혹? "객관적 사실로 판단하면 된다, 이제 그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의 부인 의혹 검증에 소극적인 배경을 두고,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관련 과거 '혜경궁김씨' 트위터 논란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저는 지금 현재 만인의 공적 아니겠느냐. 그래서 아예 말을 하지 말라는 조언도 있는데 저는 오해를 받더라도, 현안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내는 게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는 여배우 김부선 스캔들 의혹과 관련해선 이날도 말을 아꼈다. 이미 검증이 끝난 사안으로, 대선 판을 정책이나 비전 아닌 사생활 문제로 끌고 가려는 의도에 말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날 사회자는 김부선 배우 관련 의혹을 세 차례나 물었지만, 이 지사는 대응하지 않았다. '김부선씨가 연일 목소리를 높이는 건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지사는 "그건 객관적 사실로 판단하시면 된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객관적 사실에 접근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하자, 이 지사는 "방법 다 있다. 옛날에 다"라고 답변했다. '병원 가서 검사받은 것으로 갈음됐다고 보느냐'는 추가 질문에 이 지사는 "이제 그만하시죠"라며 웃음으로 상황을 넘겼다.


"文 정부 공 계승, 과는 개선... 청출어람 새로운 정부 만들 것"

11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공은 이어받고, 과는 개선하며 청출어람하는 새로운 정부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이 지사가 만약 당선에 성공해 만드는 차기 정부는 문재인 정부 계승이냐, 이재명 1기냐라는 의구심이 지지자 사이에서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 이 지사는 "둘 다 맞는 말이다. 똑같을 순 없는 것이고 청출어람을 해야 된다"고 밝혔다.

"공과도 우리의 몫으로 공은 계승하고, 과는 고치고, 필요한 건 더해서 새로운 정부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문재인 정부에서 버려야 할 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예를 들면 부동산 문제 같은 것"이라며 "관료들의 저항"을 최대 패착 요인으로 꼽았다.

기본소득 논란에 대해선 간장게장집 비유를 들어 "누군가 저 집은 밥은 없고 간장게장만 있다고 공격을 하는데, 제 입장에선 밥이 더 중요하고 간장게장은 반찬 중 하나다. 가장 핵심적인 반찬"이라고 밝혔다.

핵심 공약은 '성장의 회복'이고 이를 위한 수단 중 하나가 기본소득이란 설명이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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