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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4단계 앞둔 주말...백화점은 '썰렁', 김포공항은 '북적'

입력
2021.07.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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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낮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백화점 내부 모습. 우태경 기자.

11일 낮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백화점 내부 모습. 우태경 기자.

"오늘이 3번째 방문인데 주말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모습은 처음이에요."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을 하루 앞둔 11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대형백화점에서 만난 전상현(31)씨 얘기다. 실제 이날 백화점 내부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했다. 평소 주말이면 대기하는 손님들로 붐볐던 지하 식당가도 빈 테이블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주말 방문객은 지난 주말 대비 30~40% 감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조치를 앞둔 주말,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과 번화가에서는 평소처럼 북적이는 시민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는 대기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져 대조를 이뤘다. 김포공항에는 수도권을 떠나려는 관광객이 몰려,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의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제기됐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의 한 유흥주점에 집합금지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원다라 기자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거리의 한 유흥주점에 집합금지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다. 원다라 기자

평소 주말이면 젊은 층으로 북적였을 마포구 홍익대 앞 거리도 황량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인적이 뜸했다. 헌팅포차 등에는 '집합금지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고, '폐점' '휴업' '임대'라고 써붙인 상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홍익대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모(36)씨는 "나름 알려진 맛집이어서 코로나로 큰 타격은 없었다"면서 "지난 주말까지도 점심 시간대 손님이 매장에 꽉 찼는데 오늘은 4명뿐이다"라고 말했다. 토요일 밤이면 클럽 등에 젊은이들이 몰리면서 불야성을 이뤘지만, 이번 주말은 달랐다. 홍익대 주변 클럽거리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최모(58)씨는 "보통 일요일 아침이면 100리터 쓰레기봉투 6, 7개를 수거했는데 오늘은 2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 공항 출국장 앞은 대기줄로 '북적'

11일 낮 영등포구청 앞 코로나 임시선별진료소 앞 대기장소. 지난주부터 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자 구는 대기장소를 3곳으로 늘렸다. 우태경 기자

11일 낮 영등포구청 앞 코로나 임시선별진료소 앞 대기장소. 지난주부터 진료소를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자 구는 대기장소를 3곳으로 늘렸다. 우태경 기자

주말이면 검사 건수가 줄어들었던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도 종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 영등포구청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는 100여 명의 시민이 검사를 위해 대기 중이었다. 선별진료소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4시간 동안 720명의 시민들이 검사를 받았다"며 "지난주 일요일 하루 동안(9시간) 한 검사 수(1,167건)의 이미 62%에 달하는 수치"라고 말했다. 검사를 받기 위해 진료소를 찾은 김용일(44)씨는 "아침 9시에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300명 넘는 사람들이 대기중이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청은 이번주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이 급격히 증가하자, 대기 장소를 1곳에서 3곳으로 늘렸다.

홍익대 인근 주점 관련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 마포구 보건소도 이날 검사 대기자들이 몰리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접수를 마감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오후 2시 45분쯤 945명까지 접수를 받았지만 대기가 너무 길어져, 이후에는 시민들을 다른 구의 선별진료소로 안내했다"라고 말했다.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우태경 기자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 김포공항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우태경 기자

수도권의 국내선 이용 시민들이 주로 찾는 강서구 김포공항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특히 국내선 3층 탑승장 앞에는 가벼운 옷차림의 여행가방을 든 시민들이 오전부터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대부분 여름 휴가를 맞아 제주도 등 다른 지역을 방문하려는 시민들이었다. 제주를 찾는다는 이모(32)씨는 "전부터 예약했던 여행이라서 취소가 어려워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조심히 갔다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1m 거리두기 간격이 유지되지 않자, 공항 직원들은 연신 '바닥 대기선 지켜주세요' '안전 거리 확보해주세요'라고 외쳤다. 하지만 워낙 많은 시민들이 몰려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시혜진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이미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경향이 발견되고 있다"며 "전국이 1일 생활권인 만큼 이에 대해서 많은 우려가 필요하고 적절한 거리두기 조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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