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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취재진 “과도한 방역 규칙” vs 日 여론은 정반대인데...

입력
2021.07.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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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논란까지... 양측의 상반된 인식
日여론 "오만한 외국인기자단 방역 지켜!"

8일 도쿄 빅사이트에 마련된 도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의 내부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8일 도쿄 빅사이트에 마련된 도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의 내부 모습.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해외 취재진 사이에 방역 규칙이 너무 엄격하다는 불만이 치솟고 있다. 대부분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입국하는데도 외출 시 일일이 보고해 허락을 받아야 하고 대중교통 금지, GPS를 통한 실시간 감시 등으로 취재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인권 침해 차원에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격리 면제에 따른 당연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일본 여론도 같은 분위기인데다 언론은 해외 취재진이 방역 규칙을 어기는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양측의 상반된 인식이 충돌하는 실정이다.

국제스포츠기자협회(AIPS)의 지아니 멜로 회장은 이달 초 온라인으로 열린 AIPS 세계콘퍼런스의 연설에서 “우리 언론은 일본 여러분의 적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플레이북을 받았는데, GPS를 항상 켜둬야 하고 배터리가 방전돼 꺼지면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들은 우리가 누구를 만나는지조차 알고 싶어하는데,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편의점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울 경우 15분 내 돌아와야 하고 밖에 나갈 때는 경비원에게 행선지를 말해야 한다”면서 “이런 규칙을 따르지 않을 경우 취재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며 놀라워했다. “그들(조직위)은 (규칙을 어기고) 밖에서 돌아다닐 경우 일본인들이 우리를 촬영하고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을 권장한다”면서 “인종 차별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개했다.

2일 국제스포츠기자협회(AIPS)의 지아니 멜로 회장은 온라인으로 열린 AIPS 세계콘퍼런스의 연설에서 “우리 언론은 일본 여러분의 적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AIPS 홈페이지

2일 국제스포츠기자협회(AIPS)의 지아니 멜로 회장은 온라인으로 열린 AIPS 세계콘퍼런스의 연설에서 “우리 언론은 일본 여러분의 적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AIPS 홈페이지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12일부터 도쿄에 긴급사태를 발령하게 된 일본 정부나 국민들은 해외 입국자에 대한 14일 격리 면제를 해주는 대신 일반인과의 접촉을 엄격하게 막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해외 취재진의 호소가 전혀 먹히지 않는 셈이다.

11일 아사히신문 계열 매체인 AREA는 도쿄올림픽 해외 취재진의 방역규칙 위반사례를 긴박하게 전했다. 메인프레스센터(MPC)가 있는 도쿄 빅사이트와 인근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는 제보 내용을 보도했다. 청소 업무로 빅사이트에 매일 출입하는 제보자는 “점심시간에는 역과 빅사이트 사이 벤치에서 외국인들이 테이크아웃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고, 출근이나 퇴근길에 보면 분명 목에 대회 참가허가증을 걸고 있는 외국인들이 전철이나 버스에 올라탄다”며 대중교통 이용 금지 지침을 어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AREA는 기자가 직접 빅사이트역에서 취재한 결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외국인들이 역으로 걸어가는 모습이나 햄버거를 주문해 자리에 앉아서 먹는 경우, 전철이나 버스에 타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에게 체류 일수를 물어보기 위해 말을 걸었지만 모두 응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에 대한 댓글이나 소셜미디어 공유 글에는 일본 정부에 대한 관리책임 지적이나 '오만한' 해외 취재진에 대한 비판은 있지만 방역 규칙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 일본 네티즌은 “자칫 외국인 기자단과 일본인 자경단 사이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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