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의 힘' 입증된 美… 신규 확진자 99.7%가 미접종자였다

입력
2021.07.11 15:40
수정
2021.07.11 15:4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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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임상적으로 예방 효과 확인된 것"
정부 독려에도 공화당 지지층서 여전한 거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한 남성이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올랜도=AP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한 남성이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올랜도=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인도발)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미국에서 백신의 힘이 입증되고 있다.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대 다수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로 드러나면서다. 감염 예방 효과가 실제 현실에서 확인된 셈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10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은 최근 자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52%가 델타 변이 감염자이고, 99.7%는 백신 미접종자라고 전했다. 신규 감염자의 과반을 차지할 정도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백신 접종자는 그마저 피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는 애초 예상됐던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임상적으로 증명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가 8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두 차례 접종을 완료하면 변이 바이러스에도 백신이 95%의 효과를 보였다. 8일 기준으로 미국인의 55.8%가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았고, 48.2%는 2차 접종까지 마쳤다. 셀린 가운더 미 뉴욕대 의학 교수는 CBS에 “백신 종류와 상관없이 2차까지 접종을 끝마쳤다면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게 사실로 인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는 힘이 나는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새 백신 접종 독려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여러분 자신과 아끼는 사람들, 이웃, 국가를 위해 지금 백신을 맞으라”며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그게 애국”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정책은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약국 4만2,000곳과 직장이 접종 장소로 활용되고 여름 축제나 스포츠 경기 현장에는 접종을 위한 이동식 클리닉이 설치된다.

보건 당국의 걱정거리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백신 거부감이다. 버몬트(66.3%)나 코네티컷(61.6%)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州)의 2차 접종률이 국가 평균보다 높은 반면 미시시피(33.3%)나 루이지애나(35.7%) 등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 지역은 이들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확산은 물론 입원율 증가 역시 접종률이 낮은 공화당 지역에서 주로 나타난다. 유타주 한 병원의 응급의학과 과장인 그레드 가드너는 “지난해 처음 코로나가 퍼졌을 때보다 지금 환자들이 더 많다”고 CBS에 호소했다. 유타주는 1964년 이후 모든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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