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영부인 첫 육성 메시지 "남편 암살, 변화 원하지 않던 세력이 배후" 주장

입력
2021.07.11 12:45
수정
2021.07.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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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2분20초 음성메시지 공개
"남편은 싸우고 있었다"?
개혁 반발 세력 배후 암시

마르틴 모이즈 아이티 영부인이 10일 트위터에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마르틴 모이즈 아이티 영부인이 10일 트위터에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이 나라의 변화를 막으려고 용병을 보냈다.”

(마르틴 모이즈 아이티 영부인)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피격 사망 사건 현장에서 중상을 입은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가 사건 후 첫 육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모이즈 여사는 남편의 비극적 사망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이티 국민을 버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모이즈 여사는 1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2분 20초 분량의 음성메시지를 공개했다. 모이즈 여사는 “눈 깜짝할 사이에 괴한들이 집에 들어와 남편에게 한마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총알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신 덕분에 살았지만 남편을 잃었다”며 “이 나라가 길을 잃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남편의 피를 헛되이 흘려 버릴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살해 혐의로 구금된 용의자들이 8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FP 연합뉴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살해 혐의로 구금된 용의자들이 8일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FP 연합뉴스


모이즈 여사는 모이즈 대통령의 개혁 시도에 반발하는 세력이 암살 배후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이즈 여사는 특정 세력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은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들이 도로ㆍ수도ㆍ전력ㆍ개헌ㆍ총선 등의 이유로 이 나라의 변화를 막으려고 용병을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배후에 있는 이들은 아이티의 변화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신(아이티 국민)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이즈 여사는 모이즈 대통령이 피격된 7일 총상을 입어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이즈 대통령 암살 혐의로 구금 중인 콜롬비아인들이 되레 경호를 위해 채용됐다는 주장도 확산하고 있다. 아이티 당국에 따르면 암살에 가담한 괴한은 모두 28명으로, 콜롬비아인이 26명이고 아이티계 미국인이 2명이다. 17명이 체포됐고 3명은 사살됐으며 당국이 나머지 8명을 쫓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콜롬비아 매체들을 인용해 콜롬비아 출신 용병들은 살해 협박에 시달리던 모이즈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아이티로 건너갔다고 전했다. 야당 정치인 스티븐 브누아 역시 현지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은 콜롬비아인들이 아니라 경호원들 손에 살해됐다”고 주장했고 알프레도 앙투완 전 의원도 대통령 암살의 배후에는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당할 것을 우려한 기득권 재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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