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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폐지론' 불 붙인 이준석에...與野 모두 "그만해라"

입력
2021.07.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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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스1

"통일부 둔다고 통일 되는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통일부 폐지론'을 주장하고 있다. 남북 대화 단절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없는 부처는 없애는 게 맞다"는 논리에서다. 정치권에서는 바로 반박이 쏟아져 나왔다. 여당은 이 대표의 역사의식을 질타했다. 야당 내에서도 "반(反) 통일 세력 오명을 쓸 필요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통일부, 혈세 낭비" vs. 이인영 "부족한 역사의식" 설전

'통일부 폐지론'에 먼저 불을 붙인 쪽은 이 대표다. 이 대표는 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외교ㆍ통일 업무가 분리된 건 비효율적"이라며 통일부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꺼냈다. 그는 10일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라는 부처를 둔다고 젠더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것처럼 통일부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는다"고 재차 통일부 '무용론'을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향해서도 "'필요한 부처'라고 생각하신다면 장관이 제대로 일을 안하고 있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장관이 지난 3월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직원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 링크도 함께 달았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당초 "당론이라면 유감"이라며 이 대표의 언급에 최대한 반응을 자제했던 이 장관은 10일 "통일부를 폐지하라는 부족한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에 대한 과시를 멈추길 바란다"며 역공에 나섰다. 이어 "여성의 날에 통일부 여성들과 꽃을 나눈 것이 재미없다는 건지 무의미하다는건지"라며 "여전히 이 대표의 젠더 감수성은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與 의원들 "이준석, 용감하게 무지하다" 맹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10일 이 대표를 맹폭하고 나섰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통일부 있다고 통일 오냐'는 이 대표의 용감한 무지. '국방부 있다고 국방 되냐', '경찰 있다고 치안 되냐'고 하면 뭐라 하겠냐"며 "박근혜씨의 '해경 해체' 정신이 국민의힘의 모토라는 사실, 이준석의 정치는 분열과 포퓰리즘이 원동력임을 확실히 인증했다"고 꼬집었다.

김남국 의원은 "이 대표는 더이상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MZ(밀레니얼+Z)세대에 걸맞은 통일론에 대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민정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둘러싼 의혹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쏟아진다. 이슈를 이슈로 덮으려는 수"라고 비판했다.

野 일각 "통일부 존치 돼야...'무용론'은 당혹"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시스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시스

야당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운 모습이 감지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며 "쓸데없이 반(反) 통일세력의 오명을 뒤집어 쓸 필요도 없다. 통일부는 존치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MB정부 초기 일부 인사가 통일부 업무를 '인수분해' 해보니 각 부처에 다 나눠줄 수 있고 따라서 통일부는 폐지가 마땅하다는 말을 해서 경악을 했는데 다시 통일부 무용론이 나오니 당혹스럽다"며 "이 정부 통일부가 한심한 일만 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없애는 건 아니다. 우리가 집권해서 제대로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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