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 성큼 다가서는 최재형과 국민의힘

입력
2021.07.09 20:00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고인은 6·25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으로 불렸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고인은 6·25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으로 불렸다. 국회사진기자단

9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인 고(故)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빈소에는 전날에 이어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을 계기로 잠재적 대권주자인 최 전 원장과 국민의힘이 한층 밀착하는 모습이다.

고 최 대령의 장례 이틀째인 이날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빈소를 찾아 최 전 원장과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들은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 결심을 높이 평가하고 '정치 신인'이자 잠재적 경쟁자인 그의 입지를 살뜰히 챙겨주었다.

유 전 의원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친형이 최 전 원장과 사법연수원 교수를 같이하고 대구 고법에서 서로 아끼던 사이라 함께 문상을 왔다"며 "형한테서 최 전 원장에 대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최 전 원장을 치켜세웠다.

다만 야권 주자들로서 대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해선 "오늘은 초면이라 그런 얘기는 따로 나눈 것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법원에 계실 때부터 훌륭한 인품으로 신망이 두터웠던 분이 정치 참여의 뜻을 밝힌 것은 야권 전체에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고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고 최영섭 예비역 대령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원 지사는 최 전 원장에 대해 "강직하고 존경받는 분"이라며 "정권 교체 '원팀'을 위해 (최 전 원장의) 참여를 크게 환영한다"고 했다. 아직은 국민의힘 밖에 있는 잠재 대선주자이지만 결국은 함께 가야 할 '파트너'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현직 감사원장이 정권 교체를 위해 사직하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현실은 그만큼 정권 교체가 절박하다는 방증"이라며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를 두둔했다. 하 의원도 '최 전 원장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감사원장직을 수행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우리 국민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최 전 원장도 빈소를 찾은 야권 인사들에게 깍듯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원장은 전날 빈소를 찾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장례를 잘 마치고 연락드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를 찾은 법제사법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도 "'최 전 원장이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을 연락드리지 못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따로 인사했다"며 "세심한 호의가 전해졌다"고 평가했다. 최 전 원장의 이러한 모습은 국민의힘에서 상당한 호감을 사는 요인이다. 이에 당내에서는 '정치인 최재형'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물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김 전 위원장은 15분 정도 빈소에 머물며 최 전 원장과 처음으로 대면했으나, 입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연 기자
송진호 인턴기자
신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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