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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서울대 청소노동자 남편 "관리자 갑질, 잘못 보일까 싶어 저항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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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청소노동자의 유가족과 노조가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갑질'로 해석될 수 있는 황당한 인사 관리 조치들이 알려지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고인의 남편 A씨는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익명으로 출연, 관리자 측의 고인에 대한 이른바 '갑질'을 두고 "관리자가 사람을 장악하기 위한 일들이 아니었나, '너희들은 우리 말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지 않았나 그런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현재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속한 민주노총 민주일반노조연맹에 따르면, 6월부터 부임한 서울대 청소노동자 관리 담당 안전관리팀장은 노동자들에게 매주 필기시험을 치게 하고 점수를 공개하며 평가했다. 시험 문제는 '건물의 명칭을 영어와 한자로 쓰라' '건물의 준공 연도를 쓰라' 같은 내용이었다.
A씨는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서 글을 모르시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 분들이 들었을 자괴감을 생각할 때, 동료들도 모두 같이 마음 아파했다"고 말했다.
또 일반 행정직 직원들과 함께 회의하는 자리에는 남성 노동자는 사무직처럼 정장을 입고, 여성 노동자는 최대한 아름답게 입고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했다.
A씨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지만, 직원들은 잘못 보이면 어려운 곳으로 배치되는 두려움 때문에 저항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관리자는 지시 사항이 잘 이뤄지도록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 측은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해 쪽지 시험을 본 것은 청소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에 대해 더 잘 알게 하고자 위함이었고, 회의 참석 시 복장은 회의를 마치고 즉시 퇴근하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부인의) 장례식 동안 행정실에서 몇 분이 오셔서 계속 일을 해 주셔서 감사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문제가 됐던) 그분들이더라"면서 "알았다면 오지 않아주시기를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내 가족이 아닌가. 내 부모라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며 "사람으로 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앞서 8일 "직장 내 갑질에 따른 이씨의 인권 침해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총장 직권으로 서울대 인권센터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센터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갑질 당사자로 지목된 안전관리팀장은 기존 업무에서 배제돼 다른 업무를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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