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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감추는 미얀마 군부, 사망자 600명→16명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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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권력을 유지하려는 미얀마 쿠데타 군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마저 호도하고 있다. 자신들의 무능으로 숨진 시민들 수를 대폭 축소하는가 하면, 혼란한 상황을 악용해 자국 내 갈등을 의도적으로 증폭시키는 꼼수마저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민주화와 방역, 민족통합 등 모든 영역에서 위기에 처한 미얀마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9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 사가잉주(州) 깔라이시에서 활동 중인 구호단체 20여 곳이 지난달 초부터 전날까지 자체 파악한 코로나19 사망자는 최소 607명이다. 6월에만 400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달 들어서도 207명이 추가로 숨졌다. 환자들을 이송하고 사망자 장례식을 지원하는 이들 단체는 "아무 손도 쓰지 못하고 집에서 세상을 떠난, 그래서 가족이 조용히 장례를 치른 사례는 추정조차 할 수 없다"며 "쿠데타 이전 문민정부가 구축한 의료 시스템을 24시간 운영하기만 했어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통탄했다.
지옥도 풍경은 똑같지만, 이를 바라보는 군부 태도는 정반대다. 군부 산하의 시 보건부는 지난달 이후 코로나19로 사망한 깔라이 주민이 16명에 불과하다고 최근 발표했다. 군부가 '테러분자'로 지칭하는 시민방위군이 과장하고 있을 뿐, 현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취지다. 오히려 군부는 방역보다 시민군 활동을 막는 것에만 혈안이 돼 있다. 예컨대 오후 8시 이후 통행금지령을 강화해 야간에 이동하는 모든 깔라이 시민들에게 실탄을 난사하곤 한다. 이로 인해 응급 환자들이 제때 의료 시설을 찾지 못하면서 사망자는 늘어만 가고 있다.
군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란을 정치적으로도 악용하고 있다. 퇴역 군인과 친(親)군부 단체 등으로 복수의 '어용 단체'들을 구성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거짓 선동과 테러 협박을 일삼으면서 혼란을 조성하는 데 여념이 없다고 버마인권네트워크 등 군부 감시단체들은 비판했다. "쿠데타는 역사의 지속성을 뜻한다"는 궤변, "현지 무슬림들이 코로나19를 퍼트리고 있다"는 유언비어 등을 유포하고 있다는 얘기다.
군부의 주특기인 분열 및 이간책도 발동되고 있다. 실제로 소수민족 샨족복원협의회(RCSS)의 욧 슥 장군은 지난달 29일 평화프로세스조정팀(PPST) 대표직을 사퇴했다. 소수민족과 군부 간 휴전협정을 조율하는 PPST 활동에 전념하기보다, 코로나19 확산 등 샨족 문제부터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현지에선 RCSS의 갑작스런 이탈이 군부의 회유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PPST 활동을 와해시키기 위해 소수민족들의 단합을 막는 군부 전략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PPST는 카친독립군 등 군부에 맞서는 소수민족 반군과 현지 민주세력의 대표인 국민통합정부 사이에서 연방군 창설의 가교 역할을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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