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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백신 오리알’ 된 교장 선생님, 화이자백신 맞는다

입력
2021.07.0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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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누락된 교직원 모두 접종 가능"
교육부 '2학기 전면 등교' 위해 결정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화이자 백신 중 골라서 맞으려 한 얌체로 몰리는 거야 차라리 괜찮아요. 2학기 개학 했는데 학부모들 사이에서 '정작 교장, 교감은 백신도 안 맞았다더라'는 말이 나올까봐 그간 속으로 얼마나 끙끙 앓았는지 몰라요. 천만다행이죠."

8일 대구 수성구의 한 사립고 교장 A씨는 교육부 발표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교육부가 ‘60세 이상도 교직원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A씨도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자로 분류됐다. 그 덕에 '백신 오리알' 신세를 벗어나게 됐다.

"누락된 교직원도 모두 접종 대상에"

A씨가 백신 오리알이 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봄,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60세 이상이었던 A씨는 AZ 백신 접종을 예약했다. 하지만 2학기 개학일정을 감안해서 ‘방학 중에 교직원에 대해서는 화이자 백신을 우선접종한다'는 방침이 세워지자 AZ 백신 예약을 취소했다.

그런데 정작 교직원 접종 대상에서 ‘60세 이상'은 제외됐다. 이미 AZ 백신 접종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A씨는 '60세 이상 AZ 백신'도 '교직원 대상 화이자 백신'도 다 놓치게 된 셈이다.

A씨가 AZ 백신 예약을 취소했던 건 1, 2차 접종 간격이 길어서다. 1차 접종일로부터 계산해보니 2차 접종 시기가 2학기 개학 이후로 나온 것. 그래서 2차 접종 간격이 짧은 화이자 백신으로 갈아타려고 했다. A씨뿐 아니라 교감 선생님, 행정실장까지 같은 학교에서 딱 3명이 그런 선택을 했던 것. 그런데 어느 백신도 맞지 못하게 되자 그간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2학기 전면 등교, 꼭 한다"

교육부가 이날 내놓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학교 및 학원 방역강화 조치사항’에는 A씨처럼 이전 예약에서 누락된 모든 교직원들에 대한 접종을 추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60~62세 국공립 교원이 총 1만5,000여 명, 상반기 60~64세 1차 백신 접종률이 78.8%인 점을 감안하면 A씨 같은 경우는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부는 '60세 이상'뿐 아니라 지난 4월 접종에서 빠진 특수교사, 보건교사도 이번에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에 넣었다.

그간 방역당국은 제 차례가 왔을 때 접종하지 않은 사람은 '접종 미동의'로 간주, 전 국민 접종 이후 맨 나중에 접종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고 밝혀왔다. 이 원칙을 허문 것은 지금 현재 최고의 목표가 '2학기 전면 등교'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 같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2학기 전면 등교를 하려면, 교직원들에게 백신을 최대한 많이 맞히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 등은 그간 미접종 교직원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이스라엘과 백신 스와프를 통해 화이자 백신 추가 물량을 확보하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

"학교 재량으로 1학기 조기방학도 가능"

교직원 접종 일정도 앞당겨진다. 13일 유치원과 초등 1, 2학년 교직원부터 시작된다. 고3 학생은 관할 보건소 책임 아래 학교별 접종이 이뤄진다. 학교장 재량에 따라 접종 당일은 휴업 또는 단축수업을, 이틀까지는 결석해도 출석으로 인정해준다. 서울과 경기 지역 학원 종사자 21만 명에 대한 백신 접종도 13일부터 시작한다. 대전 등 9개 지자체도 7월 말부터 학원 종사자에 대해 백신을 접종한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 제공

현재 감염자 확산세를 감안, 1학기 조기방학 등도 허용키로 했다. 정종철 교육부 차관은 "학교의 자율적 결정에 따라 조기방학이나 원격수업 전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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