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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확대보다 자영업자 지원 급하다

입력
2021.07.09 04:30
27면
김부겸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부겸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야가 23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8일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소득 하위 80%에게 지급하기로 한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확대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당정이 합의한 것에 뒤늦게 이견을 내 혼선과 갈등을 야기할 것도 우려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맞은 지금 재난지원금 논의에 매몰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더 큰 피해를 안게 될 자영업자 지원에 무게를 둔 추경안 심사가 되어야 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예산은 기획재정부가 정하고 당 지도부와 협의하면 의원들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 토론하고 숙의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의회주의"라며 기재부 안에 구애받지 않고 심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전 국민 보편 지급을 주장하는 의견이 다수였던 분위기를 반영한 말이다. 기준선 80% 언저리의 국민 반발을 의식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국회 예결위에서 국민의힘과 협의해 지급 대상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 국민 지급을 놓고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한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고 거리 두기 강화와 자영업자 손실이 불 보듯 뻔하다. 재난지원금 지급과 소비 진작보다, 확진자 증가세를 잡고 피해가 집중될 취약계층을 구하는 게 당장 급한 일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포용적 회복"이라며 "조금 더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삶의 조건이 조금 더 절박한 국민들에게 보다 두껍게 얹어드리는 것이 대한민국 공동체가 선택해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동의할 만한 주장이다. 국회가 추경안 심사에서 차라리 10조4,000억 원의 재난지원금 예산에 못 미치는 소상공인 피해 지원(3조9,000억 원)이나 고용·민생 안정 지원(2조6,000억 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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