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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수산업자 주선 '검사 골프회동' 사립대 전 이사장이 비용 전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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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수산업자' 김모(43)씨의 전방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현직 검사의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 소개로 알게 된 현직 검사와 사립대 전 이사장이 두 차례 이상 만났고, 골프와 식사 비용을 이사장 측에서 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
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지난해 8월 15일 서울의 유명 사립대 전 이사장인 A씨와 B부장검사가 골프 모임을 갖고 저녁 식사까지 함께 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모임은 수산업자 김씨가 주선했으며, 이 대학 C교수와 언론사 간부도 함께 골프를 했다. 경찰은 지난달 A씨와 C교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골프와 식사 비용을 A씨 측이 모두 지불한 사실을 확인했다.
B부장검사에 대한 '접대 골프'는 해당 사립대 법인이 운영하는 수도권 골프장에서 이뤄졌다. 골프장 그린피는 평일에는 1인당 16만원, 휴일과 주말은 20만원 수준이다. 공휴일에 라운딩이 진행됐고 A씨와 B부장검사 등 4명이 참석했기 때문에, A씨 측은 이날 캐디비를 포함해 골프 비용으로 최소 100만원 이상을 부담했을 것으로 보인다.
골프를 즐긴 일행은 A씨 단골 식당인 서울의 한 음식점으로 이동했다. 저녁식사 자리에는 라운딩을 함께 했던 이들 외에 '가짜 수산업자' 김씨도 합류했다. 김씨는 당시 대게와 백골뱅이 등 해산물을 별도로 가져와 이들에게 제공했다. 일행은 김씨가 가져온 수산물 외에도 저녁 코스 요리를 따로 주문했다. A씨 측은 당일 식비를 계산하지 않고, 다음날 지불했다.
A씨와 B부장검사는 골프 회동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31일 같은 식당에서 한 차례 더 모였다. 이날 모임에도 '가짜 수산업자' 김씨가 동석했다. 김씨에게 사기 피해를 당했던 사립대 교수들도 당시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핼러윈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파티용 모자와 가면을 쓰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식사비용을 누가 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와 B부장검사가 여러 차례 만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사립대 자산 120억 원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된 것과 관련해, A씨 측이 B부장검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는 광복절 골프 모임 두 달 전인 지난해 6월 환매중단이 결정돼, 대학에서 투자한 120억원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배임 혐의로 대학 관계자들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경찰은 B부장검사가 A씨 측에서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은 것과 관련해 직무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닌 뇌물죄 성립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B부장검사는 광복절 모임 2주 후에 금융수사를 전담하는 부장검사로 발령났다.
경찰은 A씨 측이 김씨에게 현직 부장검사를 연결해 줄 것을 부탁하자, 김씨가 평소 잘 알고 있던 B부장검사를 소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B부장검사는 김씨에게 고급 시계와 현금을 수수한 혐의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 측이 B부장검사에게 수사 무마 청탁을 했는지, B부장검사가 무마 시도를 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은 A씨와 C교수 등을 추가 조사한 뒤 B부장검사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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