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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나온 곳만 한산… '역대 최대' 확진자 나온 날 서울은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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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마음은 딱히 없어요. 걸리면 일 안 하잖아요.”(광화문 동화면세점 인근 직장인 문모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일일 확진자 수가 전날 1,275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 이틀 연속 500명대 확진자가 나온 서울의 시민들은 태연했다. 일부 불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많은 이들이 담담해했다. 코로나19 사태가 1년 반 동안이나 이어지면서 방역 조치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점심 시간. 광화문과 서울시청 인근 커피전문점들은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광화문 인근 한 노포에서는 손님들이 간격을 띄우지도 않고 다닥다닥 붙어서 식사하고 있었다. 테이블 사이엔 투명 아크릴판이 설치돼 있었지만, 가게가 좁아 손님들이 움직일 때마다 아크릴판은 부딪히고 흔들리기 일쑤였다. 청계천 앞 한 커피전문점에는 1m 거리를 유지하지 않은 채, 주문을 위해 대기하는 줄도 만들어져 있었다. 종로에서 만난 회사원 장기원(50)씨는 "코로나가 다시 확산한다고 하지만 전처럼 크게 불안하거나 특별히 피부로 와 닿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근처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45)씨도 비슷한 경우. 그는 “최대 확진자가 나왔다고는 하지만 최근 들어선 사망자도 별로 많지 않느냐”라며 “확진자 수에 별 감흥도 없고, 이것도 곧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밤 한바탕 비를 쏟은 장마전선이 물러가면서 비교적 선선하고 화창한 날을 보인 이날 청계천 등지에선 직장인들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산책을 즐기며 ‘최대 확진자’ 소식엔 시치미를 뗐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 주변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최근 며칠 사이 69명의 확진자가 나온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주변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점심 시간이면 사무실에서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로 붐비는 곳이었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코엑스 식당가는 주로 포장해 가는 손님만 볼 수 있었다. 회사원 노모(25)씨는 "현대백화점에서 집단감염이 생겨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꺼려진다"며 "평소 식당을 찾던 동료들도 각자 포장해서 사무실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가 주변의 다른 상점들도 뜸했다. 평소 같으면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몰릴 시간이지만, 상점을 정리하는 직원들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코엑스 내 화장품, 향수를 파는, 130㎡ 남짓한 매장에도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한 직원은 진열대의 상품을 만지며 “보통 땐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몰리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대신 선별진료소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 직전 방문한 삼성역 임시선별검사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40명 넘는 시민들이 줄 서 대기하고 있었다. 검사소 관계자는 "어제 오전에 700명을 검사했는데 오늘은 오전에만 1,004명을 검사했다"며 "검사 건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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