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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후쿠시마 오염수 발언, 日 극우냐"…이재명의 '반격'

입력
2021.07.08 08:00
수정
2021.07.0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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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는 윤석열
이재명 "일본 정부에 비판 한마디 안 하나"?
日 요미우리신문, '李 과격' '尹 미지수' 논평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재명 경기지사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고리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앞서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을 문제 삼은 윤 전 총장의 선공으로 두 사람이 맞붙은 데 이어 두 번째 격돌이다.

한일관계 해법을 둘러싼 윤 전 총장의 역사 인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일 강경' 목소리를 주도하고 있는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을 '친일' 프레임에 가두며 대선 판을 끌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이 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총장이 밝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입장에 대해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 이를 대변하는 일본 정부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직격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과거엔 문제 안 삼았다"는 尹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대전 유성구 한 호프집에서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멀어진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주제로 열린 만민토론회에 참석해 원자력 문구가 써 있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 대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대전 유성구 한 호프집에서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멀어진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주제로 열린 만민토론회에 참석해 원자력 문구가 써 있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 대전=뉴시스

이 지사가 "제 귀를 의심했다"며 문제 삼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사실 과거엔 크게 문제를 안 삼았다", "그때그때 어떤 정치적인 차원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는 것.

전날 대전 유성구 한 호프집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탈원전 4년의 역설-멀어진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을 주제로 한 만민토론회가 끝난 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윤 전 총장은 "일본 정부나 우리 정부는 각국과 협의해 좀 투명하게 사람들이 의문을 갖지 않게 진행되도록 국제 협력이 이뤄져야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지만, 앞선 발언만 놓고 보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안전상의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어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日 정부에 비판 한마디 안 하면서, 정치적 주장으로 몰아"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이 지사는 "오염수 방류 위험성을 말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일본 정부에는 비판적인 말 한마디 안 하면서 우리 국민 대다수의 주장을 정치적 발언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전 사고의 가공할 파급력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없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일본이 방류를 예고한 2023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제사회와 긴밀하고 빠른 협력으로 일본의 결정을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국민의 평가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양강구도 끌고 가려는 이재명, 대일 공세 고삐 조일 듯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한호 기자·공동취재사진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한호 기자·공동취재사진

야권 대선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을 향한 이 지사의 공세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 중이지만, 당내 주자들을 상대하기보다는 '윤석열 공격'에 포인트를 맞추며 양강구도로 일찌감치 대선 판을 끌어가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특히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의 대일(對日) 역사인식을 둘러싼 공세의 고삐를 조일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대선출마 선언 당시 한일 관계에 대해 "이념 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 여기까지 왔다"고 현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모든 사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일괄 타결하는 '그랜드 바겐'을 통한 해결을 말했는데, 일각에선 과거사 문제를 거래 수단으로 삼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日 최대 신문, 이재명에 반감..."尹 역량 미지수" 평가 논란

7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에 배달된 요미우리(讀賣)신문 조간에 한국 대통령 선거에 관한 사설이 실려 있다. 요미우리는 "젊은이들의 지지는 어디로 향할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여야 주요 대선 주자로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해 논평했다. 도쿄=연합뉴스

7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에 배달된 요미우리(讀賣)신문 조간에 한국 대통령 선거에 관한 사설이 실려 있다. 요미우리는 "젊은이들의 지지는 어디로 향할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여야 주요 대선 주자로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해 논평했다. 도쿄=연합뉴스

이 와중에 일본에선 이 지사의 대일 강경 자세를 우려하며 반감을 드러내는 언론 보도가 나와 논란이다.

일본 일간지 중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젊은이들의 지지는 어디로 향할까"라는 제목으로 7일 지면에 실은 사설에서 한국의 여야 주요 대선 주자로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에 관해 논평했다.

요미우리는 이 지사를 "좌파 여당 진영"의 주자로 분류하고서 "대일 강경 자세에는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 지사가 도쿄올림픽 지도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기된 것을 문제 삼아 올림픽 보이콧 검토 주장을 편 행보를 언급하며 "화제 만들기나 인기를 노린 과격한 발언은 자제해야 하지 않겠냐"는 주장도 폈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에 대한 높은 인기는 정권과 여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개혁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면서도 "윤 전 검찰총장은 정치 경험은 없다. 경제·외교 역량은 미지수다. 대통령을 목표로 하기에 충분한 견식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서 일본 정부와 같은 주장을 펼쳐온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 언론이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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