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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오카 산사태는 한국기업 태양광 때문? 日 '가짜뉴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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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아타미(熱海)시 이즈산(伊豆山) 지역에서 지난 3일 폭우로 인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우익 성향의 일본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이 건설 중인 ‘메가 솔라(대규모 태양광발전 단지)’ 사업이 원인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일보의 취재 결과 해당 지역 태양광사업은 한국 기업이 아닌 일본 기업이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헬기로 촬영한 아타미시 산사태 인근 지역 사진을 보면, 산사태 붕괴가 일어난 지점에서 수백미터 옆에 태양광 단지가 조성 중인 것이 보인다. 트위터나 야후재팬 뉴스 댓글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한국 기업 관련 의혹은 이런 사진과 함께 한국 기업이 같은 현 이토시에서 메가솔라 사업을 추진한 적이 있다는 과거 기사 등을 근거로 하고 있다. 내용은 주로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시즈오카현 지사가 친한·친중 인사이라 한국 기업의 메가솔라 사업을 유치했고, 애초 지반이 약했던 이곳에 태양광 단지를 건설함에 따라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식이다.
하지만 본보가 지난 2018년 시즈오카현에서 태양광 사업을 추진했던 한국 기업에 문의한 결과, 해당 사업은 당시 주민 반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을 하려던 지역도 아타미시가 아니라 남쪽으로 40㎞나 떨어진 이토(伊東)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일본 전역에서 진행중인 태양광 사업에 대해 사업자명을 공개한 경제산업성 웹사이트(바로가기)에서 확인한 결과 아타미시에서 태양광 사업을 진행중인 업체는 세 곳으로, 모두 일본의 중소업체였다. 결국 아타미시 산사태와 한국 기업의 관련성은 전혀 없는데도 가짜뉴스가 퍼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선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난개발로 인한 경관 파괴, 지반 약화에 따른 산사태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합리적 문제제기에 넷우익이 편승해 “후쿠시마 원전사고 방사능으로 죽은 사람은 없는데 태양광 산사태로 죽은 사람은 있다” “태양광 발전의 이익은 한국과 중국으로 간다” 같은 루머를 퍼뜨리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주요 언론은 태양광 사업보다는 산사태 발생 지점의 택지 개발사업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시즈오카현은 산사태가 시작된 지점에 대량의 흙이 쌓여있던 택지 개발지가 있다고 전날 발표했다. 현은 개발 행위로 쌓아놓은 흙을 포함한 토사 붕괴로 피해가 커졌다고 추정했지만, 산사태 원인과의 인과관계는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시즈오카현과 가나가와(神奈川)현을 중심으로 기록적 폭우가 내리면서 발생한 이번 산사태 사망자는 3명으로 늘었다. 발생 당일 2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4일 구조된 사람 중 중상으로 발견된 1명이 결국 숨졌다. 4일까지 구조된 사람은 총 23명이다. 현장에는 비가 계속되고 있으며, 562명이 피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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