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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공인받은 한국, 인권·환경 책임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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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무역 부문에서 선진국 지위를 공인받았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이사회는 최근 한국을 아시아 아프리카 회원국이 속한 '그룹A'에서 선진국에 해당하는 '그룹B'로 바꾸는 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UNCTAD가 회원국 지위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한 건 1963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건 가슴 벅찬 일이다. 100여 년 전 주권을 잃고 식민지로 전락했던 나라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고 세계 7대 수출대국(지난해)으로 성장한 건 국민적 성취가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청받은 것도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외교부도 "개방과 자유무역 다자체제에 대한 일관된 정책과 행동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진국이 된다는 건 그만큼 국제적 책임과 역할도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인권과 환경, 기후변화 등의 분야에서도 선진국 위상에 걸맞은 눈높이와 실천이 더 중요해졌다. 국제사회에서 받은 것 이상으로 기여할 필요도 있다. 우리는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며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공적개발원조 규모는 여전히 국민총소득의 0.15% 수준으로,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우리의 특별한 경험과 지위를 잘 살리면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의 중재자 역할도 가능하다. 양측의 갈등과 오해를 풀 조정은 우리가 제격이다.
우리나라는 경제뿐 아니라 문화 방면에서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 빌보드 차트에서 5주 연속 1위에 오르고, 한국 영화인의 이름이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울려 퍼지는 등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 있다. 스포츠도 여자 골프를 비롯, 각 종목의 선전이 돋보인다. 그러나 정치와 사회 부문에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극단적 선택이 많은 건 아픈 대목이다. 특정 부문만의 기형적인 선진국이 아닌 모두가 행복한 균형 잡힌 선진국이 우리가 지향할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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