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동 금지'·러시아 '최대 사망자'… '델타 변이' 전 세계 비상

입력
2021.07.04 09:22
수정
2021.07.04 17: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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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12개국 여행객 입국 금지 조치
러시아, 코로나19 하루 사망자 697명
WHO "델타 변이, 100개 국가서 확인"

이란 테헤란 거리에서 3일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다. 테헤란= AFP 연합뉴스

이란 테헤란 거리에서 3일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길을 걷고 있다. 테헤란= AFP 연합뉴스

감염력이 월등히 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지구촌 전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란 정부가 지역 간 이동을 다시 금지했다. 5차 대유행 징조가 뚜렷해진 데 따른 조치다. 러시아의 경우, 델타 변이 영향으로 사망자 수가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델타 변이가 전 세계의 '지배종'이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국영 방송으로 중계된 코로나19 대책 회의에서 "남부 지역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델타 변이가 많은 도시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이 상태로라면 제5차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방역당국은 테헤란을 포함한 91개 도시에 대해 코로나19 대응 최고 단계인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지역 간 이동을 금지했다. 이들 지역에선 근로자의 70%가 재택 근무를 해야 하고, 영화관·체육관 등 공공시설 운영도 중단된다. 또 변이가 급증한 인도,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등 12개국에서의 입국도 막았다.

이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월 말 '노루즈'(새해 연휴)를 지나며 폭증해 4월 말에는 하루 확진자가 2만 명이 넘는 4차 대유행이 왔다. 최근에는 하루 8,000∼1만2,000명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심각한 러시아는 일일 사망자 수가 또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신규 사망자 수는 697명(정부 집계 기준)으로, 전날의 679명보다 많았다.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 수도 2만4,439명으로 열흘째 2만 명대를 기록했다.

방역 지침 미준수, 낮은 백신 접종률도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자체 백신 '스푸트니크V' 개발을 세계 최초로 선언하며 이른 시기에 시작한 백신 접종도 더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러시아 전체 인구 1억4,600만 명 중 백신 2회 접종 완료 비율은 11.7%(6월 29일 기준)에 불과하다.

델타 변이 감염이 발생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100곳에 달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전날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거의 100개국에서 확인됐고 많은 나라에서 지배종이 되고 있다고 한 뒤, “매우 위험한 시기”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의 전파력은 변이 전 원조 바이러스의 3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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