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과 밀착… 원희룡 만나 "야권 승리 노력하자"

입력
2021.07.0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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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달 30일 국회를 찾아 기자들과 인사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한호 기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달 30일 국회를 찾아 기자들과 인사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걸음이 국민의힘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일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만났다. "야권 승리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尹, '서울법대 동문' 원희룡에 "먼저 만나자"

윤 전 총장 캠프는 3일 "어제 저녁 원 제주지사와 만나 정국 상황 등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였다"며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주자급 인사와 만남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캠프 좌장 역할을 하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원 지사 측에서 김상협 제주연구원장이 동석했다.

이번 만남은 며칠 전 윤 전 총장이 원 지사에게 먼저 요청해 성사됐다. 윤 전 총장은 원 지사의 서울대 법대 3년 선배이자, 사법연수원 1기수 선배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다만 '개인적 인연'은 없었다고 한다. 이 자리가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윤 전 총장과 원 지사는 이날 서로 걸어온 길에 대한 신상 얘기를 주로 나눴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법치주의 파괴, 공정의 배신, 경제 파탄 등에 대한 인식과 의견을 주고 받았다"고 원 지사 측 관계자가 전했다.

국민의힘 입당 논의도 오갔지만, 결론을 짓진 않았다.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의 공감대가 있었다"는 게 윤 전 총장 측의 전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윤봉길 의사 기념과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의힘 권성동, 정진석, 이종배, 유상범, 김성원 의원 등과 함께 서있다. 배우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윤봉길 의사 기념과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의힘 권성동, 정진석, 이종배, 유상범, 김성원 의원 등과 함께 서있다. 배우한 기자


장모 비리 암초 만난 尹, 국민의힘과 밀착?

윤 전 총장의 장모는 불법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운영한 혐의로 이날 오전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원 지사와의 만찬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장모의 구속과 관련해 '의연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시계는 빨라졌다는 관측이 많다. 대권 출마 선언 직후 도덕성 검증 공세가 거세지고 지지율이 정체된 상황에서 '조직'의 도움이 없으면 '초보 정치인'이 돌파하기가 쉽지 않다. 윤 전 총장도 국민의힘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 달 29일 대선 출정식에 찾아온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일일이 '감사 전화'를 했다고 한다.

국민의힘에서 대선주자 영입을 이끄는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위원도 2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7월 중순 이전에 윤 전 총장과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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