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능욕한 유튜버와 협업이라니" 피자헛, 신제품 광고 삭제 후폭풍

입력
2021.07.02 20:00
수정
2021.07.02 20:08

피자헛, 일베 의혹 유튜버 '여유만만'과 광고 젝작
여유만만, "철 모르고 한 행동...일베는 아니야" 해명
누리꾼들, "믿을 수 없다", "선 넘은 행동" 비판

피자헛과 유튜버 '여유만만'이 협업해 만든 신메뉴 광고. 한국피자헛 유튜브 캡처

피자헛과 유튜버 '여유만만'이 협업해 만든 신메뉴 광고. 한국피자헛 유튜브 캡처

피자 프랜차이즈 '한국피자헛'이 33만 구독자 유튜버 '여유만만'과 협업해 만든 신메뉴 광고 영상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했다. 여유만만이 과거 지역 비하·고인 능욕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고 '일베' 회원이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다.

한국피자헛은 2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협업 광고에 대한 입장문을 올렸다.

피자헛은 "금번 신메뉴 출시와 함께 제작된 여유만만 콜라보 영상과 관련해 제작자의 과거 커뮤니티 활동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고객들과 소통을 하고자 한다"고 썼다.

이어 "해당 영상은 둘리 캐릭터를 모델로 하여 진행 중인 광고"로 "둘리 캐릭터 콘텐츠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유튜버 여유만만과 협업을 통해 해당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또 "영상을 보신 많은 고객들이 해당 영상 제작자가 과거 특정 커뮤니티에 가입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기존에 제작한 콘텐츠나 댓글 등의 활동이 브랜드에 부정적일 수 있겠다는 제보를 주셨다"며 "그에 따라 사실 관계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피자헛은 "(일베 의혹에 대해) 여유만만 측의 입장을 확인한 결과, 특정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한 적은 없으나 자신이 만든 영상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에 대해서는 사과와 함께 깊이 반성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또 "고객님들께서 피자헛에 전달해주신 메시지와 우려의 목소리들을 듣고 이 상황에 대해 깊이 통감하며, 현재 해당 영상을 삭제하였다"며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피자헛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사과문. 피자헛 트위터

지난달 30일 피자헛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사과문. 피자헛 트위터

한편 유튜버 여유만만은 유행어와 음악을 합성해 중독성 있는 영상을 만드는 합성물을 만든다. 대표적으로 이광수 모기의 저주, 둘리를 주제로 한 고길동-종로스타 등의 영상이 있는데 이 영상들은 조회수 1,10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피자헛과 협업한 신메뉴 광고 또한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의 주제가를 채 주제가를 재치 있는 가사로 바꿔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광고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으면서 여유만만의 과거 행적도 논란이 됐다.

여유만만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합성물 영상을 제작하는가 하면 대구 지하철 화재 유족들을 비하하는 표현인 '통통따리 통통따'라는 표현을 댓글에 썼다. 이외에도 지역 비하 발언을 종종 사용해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의 회원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많은 누리꾼들이 한국피자헛 공식 SNS 계정에 광고를 삭제하고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여유만만과 협업한 피자헛에도 잘못이 있다는 지적이다.

유튜브 '여유만만' 계정 대문 이미지. 유튜브 화면 캡처

유튜브 '여유만만' 계정 대문 이미지. 유튜브 화면 캡처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0일 여유만만은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과거 고등학생 시절 단지 재미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역 비하, 고인드립 등을 일상에서 사용했고, 제 유튜브 채널 영상에도 반영하기도 했다"며 의혹을 인정했다.

이어 "고인 모욕 영상에 감상평을 달기도 했으며, 타 유튜버 합성물에 그렇게 들린다는 이유로 문제가 될만한 용어를 사용했다. 지역비하, 노무현 전 대통령 소재를 넣은 합성물을 업로드하기도 했다"며 "당시에는 이런 것들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일베 활동 의혹에 대해서는 "게임 정보글을 보러 호기심에 한 번 들어간 게 다며 활동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저로 인해 기분 나쁘셨을, 그리고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죄송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맹세할 거고 과거 제 잘못으로 인한 비난 모두 받아드리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1일 이 사과문은 삭제된 상태다.

누리꾼들은 "(고인 능욕 등) 드립을 2017년부터 써왔는데 (일베가 아니라는 건) 믿을 수 없다",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뭘 모르고 철없어서 그랬다지만 대구 참사 희생자에 대한 모독은 선을 넘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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