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이재명' 빅데이...윤석열은 '맞불' 대신 '숨고르기'

입력
2021.07.02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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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검증팀' 꾸릴 예정

대선 출마 후 공식 행보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 뉴스1

대선 출마 후 공식 행보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 뉴스1

"이제 국민의 윤석열로서 새 걸음을 내딛습니다. 오직 공정과 상식으로,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걷겠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공식 대선주자'가 된 지 이틀째인 이날 윤 전 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서울 서초구 자택에 주로 머물며 앞으로 행보를 구상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큰 선거에 도전한 정치인이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를 기대하고 빡빡한 일정을 잡는 것이 여의도 문법이라면, 윤 전 총장은 반대의 행보를 한 것이다.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행보에 맞불을 놓지도 않았다. 윤 전 총장 선거 캠프 관계자는 “템포 조절을 하면서 차분하게 호흡을 가다듬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출마 선언 이후 여권과 유튜브 등에서 나오는 가족과 관련한 의혹들이 무분별하게 확산하자 대응책 구상도 병행하는 모습이었다.

윤 전 총장은 가족을 겨냥한 거친 검증 공세에 대한 대응책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출마 선언 직후 윤 전 총장 배우자의 과거를 겨눈 무분별한 공격이 시작됐고, 윤 전 총장 처가와 소송으로 얽힌 당사자의 일방적인 주장도 보도됐다.

이에 윤 전 총장 캠프는 별도의 ‘네거티브 검증팀’을 운영해 대응할 방침이다. 윤 전 총장 법률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를 중심으로 팩트에 기반한 검증 요구에만 대응하겠다는 것이 그간 기조였지만, 루머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전날 국회를 찾아 “대한민국 수사기관의 현실을 다 보지 않았나. (저의 의혹과 관련해) 수사 의뢰를 한다고 수사를 하겠나”라며 “제가 선출직 공직을 하겠다고 나선 만큼, 합당한 근거가 있는 부분은 설명해 드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일단 유보하고 최소 한두 달의 ‘민생 탐방’을 하기로 했다. 독자 행보를 하는 한두 달을 채울 '콘텐츠' 마련이 급선무다. '민생 탐방' 기본 콘셉트는 '탈이념'으로 잡았다. 대선 출마 메시지에서 반(反) 문재인의 깃발을 한껏 들어올린 만큼, 진영에 붙박지 않은 행보를 하겠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은 ‘자유’와 ‘국민’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자신이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비전을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 공식화 이후 1일 처음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울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20대 소방관을 애도하며 "제가 가야 할 길이 또다시 명확해진다.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낸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김현빈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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