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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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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뒤에 ‘씨’를 붙여 보편적인 호칭으로 사용할 것, 이인칭 대명사는 경어로 ‘당신’이라 칭할 것.
1933년 1월 27일 동아일보에 계명구락부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짤막한 기사가 실렸다. 계명구락부는 문화생활 전반의 의식 개혁과 구락부원의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설립된 애국 계몽 단체이다. 해당 기사에서 계명구락부는 보편적 경어 표현으로 ‘씨’와 ‘당신’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신분제가 무너지고 근대화의 물결이 몰아치며 새로운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던 시대에 그에 걸맞은 보편적 호칭이 필요했던 당시 상황을 읽을 수 있다.
나와 대화를 나누는 상대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적당한 표현을 찾기 어려운 건 요즘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손아래이지만 ‘너’라고 할 수 없는 관계, 특히 그러한 관계에서 두루 쓰일 수 있는 대명사가 없다. 당신, 그대, 자네 등 이인칭 대명사의 종류는 많지만 어느 것 하나 마땅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요즘 인터넷 공간에서는 ‘너님(들)’ 같은 기발한 표현도 등장한다.
1900년대 초반에는 계명구락부에서 제안한 대로 당신이 쓰였으나 요즘은 상대방을 당신으로 지칭했다가는 싸움이 벌어지기 일쑤이다. 최근에는 ‘자기’가 그 공백을 치고 들어온 것 같다. 이인칭 대명사 자기는 연인 사이나 여성 발화에서 주로 관찰되었는데 요즘은 직장 내 남성들 사이에서도 두루두루 쓰인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프로그램 진행자인 유재석, 조세호씨는 각자를 큰 자기, 작은 자기라 부른다. 그리고 프로그램 출연자는 자기님으로 통칭한다. 자기가 쓰임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사용 연령대가 제한되어 있어 보편성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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