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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들었지만 휘두르지 않았다? 쌍둥이 배구선수 학폭 해명 '역풍'

입력
2021.07.01 18:30
수정
2021.07.01 22:38

이재영·이다영 자매, 학교폭력 의혹 적극 해명
"칼을 들고는 있었지만 휘두르진 않았다" 발언
누리꾼들, "대화할 때 칼 든 것으로도 위협적"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학창 시절 폭력(학폭) 논란의 당사자인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와 결별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30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2021-2022 프로배구 정규리그 선수 등록 명단을 제출하며 이재영과 이다영의 이름을 뺐다. 연합뉴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학창 시절 폭력(학폭) 논란의 당사자인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와 결별했다. 흥국생명은 지난달 30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2021-2022 프로배구 정규리그 선수 등록 명단을 제출하며 이재영과 이다영의 이름을 뺐다. 연합뉴스

학교폭력 논란을 두고 코트를 떠났던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인터뷰를 두고 누리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칼을 들고만 있었지 휘두르진 않았다'는 해명에 "궤변"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2021-22 프로배구 정규리그 선수 등록 마감일인 지난달 30일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선수 등록을 포기하며 사실상 두 선수를 방출했다.

흥국생명은 박춘원 구단주 명의의 공식 입장에서 "두 선수가 현재 선수로서의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해 등록하지 않기로 했다"며 "학교 폭력은 사회에서 근절돼야 할 잘못된 관행으로 구단 선수가 학교 폭력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구단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방출이 확정되자 두 선수는 잇따라 언론 인터뷰에 나서 해명에 나섰다. 두 사람이 코트를 떠난 이후 직접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언니 이재영은 SBS와 인터뷰에서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지금도 미안하고 반성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이 터지고 나서 잘못을 인정하고 또 소명하고 싶었으나 구단에서 막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입장을 내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해 지금까지 구단을 믿고 따랐다"며 "그렇게 기다리는 사이 우리는 계속 망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의혹의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이다영과 피해자가 서로 몸싸움이 났다"며 "치고 박고 하다가 이다영이 너무 화가 나서 숙소에 있던 접이식 과도를 들었는데 절대 휘두르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칼을) 목에 대지도 않았는데 '찔러서 피가 났다. 벽에 찔렀다'는 등 없는 내용을 주장하니까 억울했다"며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고, 그 친구도 '아니다. 미안하다'고 해서 잘 풀었다"고도 했다.

김여일 흥국생명 배구단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두 선수를 감쌌다.

김여일 단장은 두 선수가 피해자를 고소한 것을 두고 "자필 사과문을 작성했는데 성의가 없다는 지적이 많아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구하려 했으나 만나 주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는데다 만나 주지 않아 해명할 방법이 고소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일부 팬들, 쌍둥이 복귀 반대 트럭 시위 벌이기도

과거 학교 폭력 사태가 확인돼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코트 복귀를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스1

과거 학교 폭력 사태가 확인돼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코트 복귀를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오히려 분노했다.

특히 칼을 들고만 있었을뿐 휘두르진 않았다는 해명엔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들고 있는 것만으로 위협적인데 휘두르지 않았다는 건 변명이 될 수 없다", "칼이 '과도'였다는 것마저 충격적이다", "보통 사람은 대화할 때 칼을 들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구단주인 흥국생명에 대한 비판도 높다. 누리꾼들은 "(구단이 두 자매의) 해외 이적을 알아봐줬다", "여론을 살피며 선수로 등록하려다 실패한 것"이라며 흥국생명의 뒤늦은 결정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실제로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지난달 22일 한국배구연맹 이사회에서 이재영·다영 자매의 선수 등록 의사를 내비쳤다. 단장의 입장은 2월 학교 폭력 의혹으로 자매의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가 있은지 넉달 만이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비난이 쇄도하자 흥국생명은 "당장 두 선수의 복귀를 추진하는 게 아니라 보류권 행사를 위한 최소한의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달 28일부터 일부 팬들은 흥국생명보험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한국배구연맹이 위치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 쌍둥이 복귀 반대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방출로 자유선수 신분이 된 두 선수는 V리그 7개 구단과 계약이 가능해졌으나 당장 코트 복귀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2021-22 시즌에 국내 리그에서 활동하려면 V리그 3라운드까지 선수 등록을 마쳐야 하지만 비난 여론이 높아 다른 구단이 이들과 계약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억울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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