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과 '확' 달랐다... ①실적 부각 ②단출한 비대면 출마선언

입력
2021.07.01 12:00
수정
2021.07.01 21: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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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영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영상 캡처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의 출정식은 야권의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내용과 형식면에서 크게 달랐다. 자신의 '업적'을 한껏 부각해 '정치 신인' 윤 전 총장과 차별화했다. 사전녹화한 영상을 통해 선언문을 조용히 낭독한 것도 기성 정치인들의 '세몰이' 출정식을 그대로 따른 윤 전 총장과 대비됐다.

'단출한 비대면' 출정식... '세몰이' 없었다

이재명 지사의 대선 출마선언 영상은 이날 오전 7시 30분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됐다. 검은 양복에 파란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한 이 지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로 시작하는 출마 선언문을 담담한 목소리로 읽었다.

화면은 소박했다. 검은 배경을 뒤로한 이 지사 앞에 마이크 하나만이 놓여 있었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재임 시 행보가 흑백과 컬러 사진으로 소개됐다. 이 지사 목소리의 배경으로 잔잔한 음악이 깔렸다.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하는 영상이었다.

여권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는 후보가 '비대면 영상 출정식'이라는 이례적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있다. 많은 지지자들을 한데 모아 방역 우려를 낳느니 새로운 방식으로 국민 앞에 나서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 지사가 강조하는 '실용' 이미지를 부각시킨 측면도 크다.

이는 자연스럽게 윤석열 전 총장의 출정식과 비교된다. 통상 대선 출정식은 유력인사와 지지자들을 최대한 운집시켜 세 과시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29일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윤 전 총장 출정식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자들로 주변을 가득 메웠고 국민의힘 의원 24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영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영상 캡처


"실적으로 증명" 강조해 '정치 신인'과 대비

약 4,400자에 이르는 선언문에서 이 지사는 자신이 지방 행정을 통해 거둔 업적들을 강조했다.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대로, 이 지사는 "지킬 약속만 하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 동안 공약이행률이 90%를 넘었다"며 "불가능해 보이던 계곡 불법시설을 정비했다"고 소개했다.

정치 신인으로서 정책 역량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윤 전 총장과 극명히 대비되는 지점이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일선의 경험은 없다"고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강조했었다. 자신을 '정권 교체 도구'로서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주지 않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위기 19차례·경제 18차례·공정 13차례 강조

이 지사는 선언문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19차례 말했다. 이 지사는 "오늘날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다"라고 진단하며 "위기의 원인은 불공정과 양극화"라고 원인을 짚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사람은 '용기, 결단, 강력한 추진력'을 지닌 자신이라고 했다.

'경제'와 '성장'도 각각 18차례, 11차례 언급했다. 이 지사는 "대공황시대 뉴딜처럼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규제 합리화, 대대적 인프라 확충, 강력한 산업경제 재편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대전환'이라는 단어도 6차례 나왔다.

'공정'과 '기회'라는 단어도 13차례 등장해 이 지사가 불공정 타파와 공평한 기회 배분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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