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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예약취소 문자" 수도권 시민들 '거리 두기 유예' 당황

입력
2021.06.3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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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채용?월급 인상 계획 제자리
점주들 "급박한 결정 당황스러워"

27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식당 앞에 방역 수칙 준수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식당 앞에 방역 수칙 준수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하루 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시도가 현행 거리 두기 체계를 7월 7일까지 유지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혼란이 속출하고 있다. 새달부터 거리 두기가 완화될 줄 알고 회식 등 모임 일정을 잡은 이들은 부랴부랴 약속을 취소했고, 영업 호황 기대에 맞춘 인력 채용 계획이 긴급 취소되기도 했다.

예약 취소 폭주에 난처한 시민들

스튜디오나 식당을 예약했던 시민들은 30일 줄줄이 날아오는 예약 취소 통보에 난처해했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이민, 유학 등을 예정한 동창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려고 거리 두기 완화 날짜에 맞춰 휴가 일정을 조율하고 촬영 스튜디오와 메이크업 숍까지 예약했다"며 "갑자기 현행 거리 두기 체제가 연장돼 촬영이 어렵다는 예약처의 통보를 받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거리 두기 완화에 맞춰 각종 예약을 받아뒀던 자영업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해물 식당 주인 A(60)씨는 "단체손님 예약 취소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며 "이제 좀 경기가 나아지나 싶었는데 아쉽다"며 안타까워했다.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홍모씨는 "직원이 예약 취소 전화를 돌리고 있는데, 전화를 받는 손님들이 화를 내거나 당황해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알바 구하려 했는데…" 일자리도 직격탄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 예약장부에 7월 예약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식당 예약장부에 7월 예약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소비 증가를 기대하며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구하려던 이들 역시 다시금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 취업준비생 이모(25)씨는 "다음 주부터 주점 등이 오래 영업할 테니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수월해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는데 다시 좌절됐다"며 "생활고가 1주 연장에서 끝날지 또 수개월씩 걸릴지 알 수 없어 무섭다"고 말했다.

신규 채용 공고를 냈다가 수정하거나 기존 직원 근무시간을 늘렸다가 되돌리는 점주들도 여럿이었다.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42)씨는 "운영 시간이 연장됨에 따라 사람을 뽑으려고 면접을 예정하고 있었다"며 "이제 면접자가 오면 한 시간이라도 일을 할 것인지,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 다시 면접을 보러 올 것인지 물어봐야 한다"고 난감해했다. 시청 인근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30)씨는 "오후 10시까지 일하던 직원 3명의 근무시간을 오전 1시까지로 늘려뒀는데 도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 조치 변경, 매번 급작스러워"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음식문화의거리에 식당 간판들이 보인다. 뉴시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음식문화의거리에 식당 간판들이 보인다. 뉴시스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방역 고삐를 죌 필요에는 동의하면서도, 이런 민감한 결정이 급박하게 내려진 상황엔 당혹감을 드러냈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B(42)씨는 "방역 조치 연장이 미리 발표됐다면 회원들이 오프라인 공지문을 보고 운영 사실을 숙지할 수 있을 텐데, 불과 몇 시간 전에 결정이 뒤집어지면서 전체 회원에게 문자를 보내야 한다"며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공지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방역 방침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 지쳤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남대문 근처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C(49)씨는 "하루 확진자가 500명 넘으면 거리 두기 완화가 유예되고, 490명이면 유예가 아니라는 식의 방침이 말이 되느냐"며 "시민들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방역 조치가 선행돼야 하는데, 매번 숫자놀이에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성토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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