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신인' 윤석열·최재형의 공통점은?... '친구 정치'

입력
2021.07.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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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보수 야권 유력 주자로 뜬 이후 이들의 지원 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모두 학창시절 친구들의 활약이 특히 눈에 띈다. 두 사람 모두 정치권에 이제 막 발을 들인 처지이다 보니, 아직 갖추지 못한 '세'를 '우정'으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尹은 '대광초'·崔는 '경기고' 인맥 눈길

윤 전 총장 주변에선 ‘서울 대광초’ 인맥이 눈에 띈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표적이다. 이 교수와 윤 전 총장은 초등학교 동창이자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로 막역한 사이다. 윤 전 총장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의혹을 수사하다 항명 논란으로 징계를 받을 때 이 교수가 특별 변호인으로 나섰고, 윤 전 총장의 정치 도전도 적극 돕고 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총장직에서 물러나 잠행하는 동안 소통 창구 역할을 한 것도 이 교수였다.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도 대광초 친구다. 역시 대광초 출신인 박도준 서울대 의대 교수에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보건ㆍ복지 분야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한다.

네거티브 대응팀인 손경식, 이완규 변호사도 윤 전 총장과 인연이 오래됐다. 손 변호사는 검사 출신이고, 이완규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79학번이자 윤 전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지난 28일 감사원장직을 내려놓고 칩거 중인 최 전 원장도 정치권 인사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아직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라 발언과 행보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중이다. 최 전 원장의 ‘죽마고우’ 강명훈 변호사가 대선팀 조직을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중학생 때 교회에서 처음 만나 경기고,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을 함께 다녔다. 고교 시절 최 전 원장이 다리가 불편한 강 변호사를 2년간 업고 등교한 일화도 자주 회자된다.

사의를 밝힌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감사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의를 밝힌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감사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친구 정치', 지금은 불가피하지만...

현재로선 학맥에 기댄 ‘동창 정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오랜 시간 법조계에 몸담았기 때문에 정치인 출신 대선주자에 비해 인맥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공직을 내려놓기 전에 인재 영입 등 정치 활동에 대놓고 나설 수도 없었다. 시간은 촉박한데, 캠프를 법조인 일색으로 채울 수는 없으니 학창시절 인맥을 동원하는 건 자연스럽다.

'친구 정치'가 지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 섞인 조언도 나온다. 대선주자로서 넓은 시야를 갖는 데 장애물이 되고, '권력 사유화'로 인한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선거나 정당활동 경험이 없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친밀한 집단의 조언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치는 개인적 영역이 아닌 만큼, 책임을 질 수 있는 공식 조직의 역할이 자리를 잡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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