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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집권 플랜' ①반문재인으로 ②보수 잡고 ③중도 확장

입력
2021.06.30 19:40
수정
2021.06.30 23: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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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기치로 삼아 보수에서 중도로 지지세를 확장하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제3지대' 대선후보의 길을 먼저 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중도 진영에서 보수·진보를 향해 발을 넓혀가던 방식과 반대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과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당분간 유지한다. '반문(반문재인) 빅텐트'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다.

'윤석열 플랜'은 보수→중도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선언문에서 '국민'(31회) 다음으로 많이 등장한 단어는 '자유'(22회)다.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자유민주주의는 보수의 이데올로기다. 윤 전 총장이 정치 데뷔 무대에서 '강한 보수색'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이는 보수 지지층을 최대한 확보해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서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안철수 대표는 2012년 중도층의 지지를 받아 대선주자로 떠올랐지만, 윤 전 총장의 핵심 지지층은 보수층"이라며 "집중 검증을 앞두고 지지층이 탄탄해야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자유'에 대한 다른 해석도 있다. 윤 전 총장의 다른 측근은 "'자유민주주의'는 민주당 주류인 586 운동권 세력의 '민중민주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윤석열표 화두'"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다수결 민주주의'를 앞세워 개인의 자유를 훼손하면서까지 밀어붙인 입법·개혁 과제들이 많았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 아래 국민을 포용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을 찾아 출입 기자들과 인사를 마친 뒤 밖을 응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을 찾아 출입 기자들과 인사를 마친 뒤 밖을 응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이준석 첫 만남 '그린라이트'지만...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 대한 '호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은 30일 한 언론사 주최 행사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처음 대면했는데,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전략 부재를 지적하며 '8월 입당'을 압박해 왔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조만간 사적으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 윤 전 총장 캠프 최지현 부대변인은 "(입당 논의를 위해) 공식적으로 접촉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SBS 인터뷰에서 "만약 필요하다면 입당도 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공정·상식·법치 위반 행태에 분노하고 외면하는 분들도 다 만나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민심 투어'로 지지세를 확장하는 데 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7월 중순쯤 광주를 방문해 5·18 묘역을 참배하고 5·18 사형수였던 김종배 전 의원을 만난다. 신비주의를 벗고 대국민소통도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X파일' 등 각종 공세로 지지율이 흔들리면 국민의힘 입당을 서두를 공산이 크다.



김지현 기자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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