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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에 서울 뚫리나... 방역당국 "홍대 앞 주점 출입자 관리 부실"

입력
2021.06.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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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권의 원어민 강사발 집단감염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 해당 집단감염을 추적 중인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집단감염은 서울 홍대 쪽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 소규모로 나타나던 델타 변이가 수도권을 넘어 서울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젊은 층을 따라 델타 변이가 번져나가는 해외와 비슷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확산세는 '빙산의 일각'인 만큼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 홍대거리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서울 홍대거리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확진자 213명 중 9명 '델타 변이'... 더 늘 듯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30일 "경기지역 영어학원 관련 코로나19 집단발생 사례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정오 기준 영어학원 집단감염 확진자 수는 총 213명이다. 확진자는 서울 마포구 음식점 관련 45명, 경기 성남시 학원 66명, 부천시 학원 27명, 고양시 학원 34명, 의정부시 학원 29명, 또 다른 의정부시 학원 6명, 인천시 학원 6명 등이다. 모두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 지역이다.

방역당국은 이들을 상대로 무작위 추출 분석을 시행, 델타 변이 감염자 9명을 찾아냈다. 기존 바이러스 대비 최대 60% 이상 전파 속도가 빠르다는 델타 변이의 특성을 감안하면, 213명 모두 델타 변이 감염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대주점 명부 관리 안 되어 있다"

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집단감염의 발단이 된 원어민 강사 6명은 지난 19일 서울 홍대 주점 8곳을 돌아다니며 술을 마셨다. 방역당국이 부랴부랴 동선을 추적한 결과, 이들이 찾은 음식점이 출입자 명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지난 16~28일 사이 홍대 인근 음식점을 찾은 이들에게 진단검사를 받아달라며 재난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박 팀장은 "첫 음식점 방문자들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왔다"며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또는 개인적으로 근처 다른 음식점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델타 변이는 사실상 젊은 층을 타고 서울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백신 더 구해와 2차 접종 간격 줄여야"

전문가들은 국내 변이 검출률이 40%에 육박했고, 델타 변이 확산도 시간문제인 만큼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 완료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영국 등에서는 이미 AZ 백신 2차 접종 시기를 12주에서 8주로 앞당기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도 2차 접종 시기를 앞당겨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이 대응을 위해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도 필요하다. 하지만 백신 물량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변이가 발생하는 상황에 대응하려면 백신 물량을 더 많이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확진자 수는 전일 대비 794명 늘었다. 4월 23일(797명) 이후 68일 만의 최대 규모다. 수도권에 전국 확진자의 83.1%(631명)가 집중됐고, 서울의 경우 지난해 12월 30일(383명)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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