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티백신' 운동으로 유명한 작가분이 백신은 위험하니 솔잎차 같은 것을 마시라고 했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히려 백신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가 높아지고 접종률도 높아져 이제야 슬슬 너무나 길었던 코로나의 악몽이 끝나갈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 추석에는 다시 온 가족이 모여 즐겁게 송편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추석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송편인데, 송편은 원래 소나무(松·송)와 떡(餠·병)에서 유래한 말이다. 송편을 찔 때면 항상 시루에 솔잎을 깔았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시루에 솔잎을 깔아 떡을 쪄내면 서로 달라붙지 않고, 겉에 솔잎 무늬가 새겨지고, 솔향도 추가되어 더욱 먹음직스러워졌다. 그리고 송편을 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솔잎에 풍부한 '피톤치드' 성분이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해주기 때문이다.
소나무 등 침엽수가 많은 숲에 가면 특유의 상쾌한 냄새가 나는데, 식물이 여러 곤충이나 미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피톤치드 물질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활엽수보다 침엽수에서 많이 나오는데, 소나무도 많은 피톤치드를 발산하는 식물이다.
소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의 대표적 성분이 피넨(pinene)이라는 냄새 물질인데, 피넨의 냄새를 맡으면 누구나 소나무의 향을 떠올릴 정도로 친숙한 향기 물질이기도 하다. 그런데 피넨은 소나무뿐 아니라 모든 식물이 가장 쉽게 합성하는 냄새 물질의 하나이다.
식물이 만드는 향기 물질의 절반 정도가 터펜계인데, 터펜 물질로 맨 처음 만들어지는 것이 리모넨, 리나로올, 제라니올, 피넨 같은 물질이라 향신료와 대부분의 식물 냄새에는 피넨이 조금씩 들어 있다.
결국 피넨은 소나무에서만 만들어지는 독특한 냄새 물질이라 소나무 향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소나무가 만드는 전체 냄새 물질 중에 피넨 한 가지가 8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아서 소나무 향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식품 전체에 존재하는 향기 물질의 종류가 1만 가지가 넘고, 한 가지 식품에도 수십~수백 가지 향기 물질이 들어 있는데, 소나무처럼 한 가지 향기 물질이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식물은 많지 않다. 그리고 피넨은 다른 터펜처럼 약간의 항균력은 있지만, 그렇다고 바이러스까지 막아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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