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끌고 홍콩이 밀고…中 100년 축제 ‘영끌’

7월 1일 공산당 100주년 맞아 흥돋우기 주력
①당 중앙, 역사상 첫 훈장 수여...시진핑 선봉
②바람잡이 자처 홍콩, 공산당 기념우표 발행
③국제사회 우군 끌어모아, 푸틴과 결속 과시
④육해공 대형 인프라 100년 잔치 맞춤 개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 문예공연 '위대한 여정'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중국이 내달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향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유례 없는 훈장 세리머니로 공산당 정신을 고취했고, 홍콩은 치어리더를 자처하면서 축제의 흥을 돋웠다. 공산당에 대한 각국의 축하메시지가 쇄도하는 가운데 중국의 저력을 과시할 각종 인프라를 서둘러 공개하며 ‘중국몽(中國夢)’에 다가선 자신감을 뽐냈다.

①習, 공산당 100년 선봉

내달 1일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맞아 28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위대한 여정' 공연 도중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시 주석은 29일 인민대회당에서 공산당 역사에 걸출한 족적을 남긴 29명에게 ‘7ㆍ1 훈장’을 수여했다. 당 중앙의 이름으로 훈장을 준 것은 100년 역사상 처음이다. 시 주석은 “새 시대는 영웅이 필요하고 능히 영웅을 배출하는 시대”라며 “공산당은 시종일관 시대의 선봉과 민족의 중추로서 반드시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당원으로서 갖춰야 할 신념과 헌신의 가치에 방점을 찍어 12분간의 연설에서 10여 차례 언급했다. 이어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의 새로운 장정에서 제2의 100년 목표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향해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전날 밤 시 주석을 비롯한 당원 2만 여 명은 공산당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대형 공연 ‘위대한 여정’을 함께 관람하며 결의를 다졌다.

②바람잡이 홍콩

2018년 7월 1일 당시 민주진영 시위가 펼쳐진 홍콩 거리에 눈을 가린 시진핑 주석의 그림이 걸려 있다. '나의 주석이 아니야'라고 적혀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30일은 홍콩 보안법 시행 1년 되는 날이다. 내부 반발을 의식한 듯 홍콩 정부는 앞장서 분위기를 띄우며 ‘바람잡이’ 역할을 떠맡고 있다. 홍콩의 버스와 전차, 시내 번화가마다 공산당 100주년 경축 대형 포스터가 내걸렸다. 찬융(陳勇)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는 “홍콩이 이렇게 공개적이고 성대하게 당 창건일을 축하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홍콩은 처음으로 공산당 기념 우표도 발매한다.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1949년 신중국 건국을 선언한 톈안먼(天安門) 망루를 비롯해 중국의 발전을 상징하는 4가지 장면이 담겼다.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을 비롯한 홍콩 정ㆍ관ㆍ재계 인사 60여 명은 이미 베이징에 도착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애국자가 지배하는 홍콩’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축하사절인 셈이다.

③국제사회 우군 동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의 화상 회담은 40일 만이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선전효과를 극대화하고자 국제사회로 범위를 넓혔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당 100주년을 맞아 전 세계 국가 지도자와 정부 수반, 정당에서 1,300여 통의 축하서신이 도착했다”며 “당에 대한 기대와 함께 기후 변화, 빈부 격차 등 주요 과제를 다뤄온 당의 경험을 공유하려는 염원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최대 우군 러시아를 끌어들였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40일 만에 화상으로 다시 만나 “러시아는 번영하고 안정된 중국을 필요로 하고, 중국은 강하면서 성공적인 러시아가 중요하다”면서 “양국은 서로가 우선 순위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또 20년 전 체결한 양국 우호협력조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조약은 “한쪽이 제3국의 위협을 받는 경우 상대방은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즉시 접촉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미국을 겨냥해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내용을 담았다.

④100년 잔치 맞춤 개장

시진핑 주석이 29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7·1 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국가를 부르는 장면이 베이징 거리의 대형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최대’, ‘최초’를 강조하는 중국 우월주의 구호는 육해공을 가리지 않았다. 전날 세계 최대 규모 바이허탄댐 수력발전소를 가동했다. 발전용량이 미국 후버댐의 15배에 달한다. 아직 건설 중이지만 공산당 100주년에 맞춰 먼저 버튼을 눌렀다. 세계 최초 10만 톤급 심해 반잠수식 원유 생산ㆍ저장시설도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항공공업그룹(AVIC)은 “아직 공개하지 않은 항공기가 곧 첫 비행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환구시보는 “공산당 주도로 최초 달성한 인프라와 군사, 항공 분야의 주요 성과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