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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확진자 2만명 넘었는데... '7·19 봉쇄해제' 고집하는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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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섰는데도, 영국 정부가 다음 달 19일로 예정된 방역지침 전면 해제를 강행할 기세다. 봉쇄를 끝내길 원하는 여당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워낙 큰 데다, 이미 한 차례 방역 완화를 연기했던 터라 시민들 피로도가 임계점에 달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유행 재연에 대한 우려보다는 "앞으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셈이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28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7월 19일에 예정대로 방역지침이 해제될 것이며, 이를 매우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에 대한 제한은 끝나야 한다"며 "그동안 (방역지침으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걸 희생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7월 19일에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 날로 확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영국의 코로나19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특히 이달 들어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이들의 99%는 델타 변이 감염자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2만2,868명으로, 올해 1월 30일 이후 5개월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최근 7일간 확진자 수도 11만 6,827명으로, 종전 일주일보다 70%나 증가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집권 보수당 정부가 봉쇄 해제를 고집하는 이유는 '자유를 돌려 달라'는 지지자들의 거센 압박 탓이다. 당초 영국은 이달 21일 모든 거리두기 조치를 없앨 예정이었다. 그러나 델타 변이가 급속한 속도로 퍼지자 '디데이'를 내달 19일로 미뤘다. '6월 21일'을 '자유의 날'로 부르며 기대하던 시민들은 실망감에 휩싸였다. 당일 정부 결정을 비판하는 시위까지 열렸다. 영국 BBC방송은 "심지어 일부 보수당 의원들은 봉쇄 해제 날짜를 앞당기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2차 연기가 부담스런 영국 정부는 어떻게든 '7ㆍ19 봉쇄 해제'를 밀어붙이겠다는 계획이다. 자비드 장관은 "확진자 수는 많지만, 사망자 수는 아직 적다"는 말로 이를 정당화했다. 그러면서 "언제 방역지침을 완화하든, 코로나19 위험을 없앨 수는 없다"며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정부의 단호한 태도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봉쇄 해제 조치로 인해 지난해와 같은 대유행 사태가 또다시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스티븐 그리핀 영국 리즈대 의학 교수는 전날 일간 가디언에 "아직 델타 변이를 막아낼 만큼 (국민 전체가) 백신을 접종하지 못했다"며 "이는 거리두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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