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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사이드 콘도 붕괴 원인 윤곽 드러나나... 유력한 가설 3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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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0명이 숨진 미국 플로리다주(州)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콘도(아파트) 붕괴 참사는 건물 최하부 쪽이 내려앉은 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당국의 정식 조사를 거쳐 추후 규명되겠지만, 사고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 등을 토대로 볼 때 지하주차장 등을 12층짜리 건물 붕괴의 시발점으로 추정한 것이다. 설계 결함이나 안전 관리 소홀 등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이번 참사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콘도 하부 결함에서 '점진적 붕괴'(progressive collapse)가 일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건물 붕괴를 전문적으로 다뤄 온 컨설팅 엔지니어 도널드 더슨베리는 "빌딩 상층부 문제로 건물이 팬케이크처럼 겹겹이 무너져 내린 게 아니라, 구조물의 바닥 또는 바닥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서 붕괴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론은 수영장 밑이나 지하주차장 내부, 혹은 그보다도 더 하단부 쪽을 '붕괴가 맨 처음 발생한 지점'으로 지목한 것이다. 에반 벤츠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역시 구조물을 받치고 있던 지하 기둥이 부식 등으로 제 기능을 못하면서 이번 붕괴가 시작됐을 확률을 가장 높게 봤다.
주요 근거는 건물 남쪽에서 촬영된 사고 영상이다.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붕괴된 것은 구조물 하부에 잠재적 부식이나 다른 결함이 있었음을 암시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영상을 보면, 건물 중앙 남쪽 부분이 먼저 수직으로 주저앉았고 이후 뒤편에 남은 구조물이 내려앉았다. 그리고는 약 6초가 지나자 동쪽에 덩그러니 남아 있던 건물마저 무너졌다. 붕괴 직전 가족과의 전화 통화에서 "수영장 근처에 일종의 구멍이 생기는 것을 봤다"고 말했던 한 실종 주민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증거다.
이와 달리, 지하보다는 좀 더 윗부분에 주목한 전문가도 있다. 2층 정도 높이에서 건물 붕괴가 시작됐을 것이란 가설이다. 건축 자재 하자와 관련한 법의학적 조사 경험이 있는 공학자 릭 데라과디아는 "평면도와 영상을 검토한 결과, 지면 쪽보다는 2층쯤의 높이에서 문제가 시작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 뼈대인 기둥이 구조물 하중을 견디기 힘든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지면에서 약간 떨어진 지점에서부터 기둥이 무너졌다고 본 것이다.
한편으로는 무너진 콘도의 기반이 2019년 이웃 건물 공사로 타격을 입어 약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콘도 주민들은 해당 공사 여파로 인한 건물 안전을 우려해 시 당국에 중재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당국은 '주민들이 공사 영향을 감시할 수 있는 사람을 직접 고용하라'는 제안만 했을 뿐, 그 외에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사고 원인 조사를 통해 어떤 결론이 내려지든, '안전 경보음을 무시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2018년 안전진단 보고서에 '건물 곳곳에서 균열 등 중대한 하자들이 발견됐다'는 지적 사항이 기재돼 있었다는 사실도 공개된 터라, 늑장대응 비판이 이미 거세지고 있는 상태다.
다만 정확한 원인 규명까진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현장에 파견한 전문가 6명은 초기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들의 본격적인 활동은 구조작업을 마친 이후에나 진척될 수 있다. 현장에 가득 쌓인 잔해 더미를 바닥까지 모두 거둬내야만 정확한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까지도 생사 여부가 파악되지 않은 주민은 151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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