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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게 숙제" '마인' 김서형이 눈물 떨군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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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는 입시 코디네이터('스카이캐슬'), 경찰청 광역 수사대 팀장('아무도 모른다'), 기억을 잃은 교감 선생('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배우 김서형(48)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최근 보여준 인물들이다. 1994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그 흔한 로맨스나 비련의 여주인공을 한 번도 맡지 않았다. 또래 여배우와 다른 길을 택해 자기 색깔을 냈다. 27일 종방한 tvN 드라마 '마인'에서 재벌가의 첫째 며느리이자 성소수자인 서현을 묵직하게 연기했다.
"처음으로 멜로 연기를 해서 소원풀이 했어요." 2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서형은 "그간 배우로서 느꼈던 갈증을 이 드라마로 풀었다"며 웃었다. 그는 "동성애를 평범하게 마주하는 삶의 일부라고 생각했지, 특별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김서형은 '마인'에서 둘째 며느리인 희수(이보영) 등과 가부장적 재벌 구도에 균열을 냈다. 여성들의 질투가 아닌 연대로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제 길을 찾아갔다. 그는 요즘 여성 서사 콘텐츠의 중심에 서 있는 배우다. 김서형은 "왜 우린 TV에서 여성 서사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자주 보지 못할까란 목마름이 시청자들이 이 작품에 관심을 보인 이유"라고 말했다. 시청률 0%대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지상파 드라마와 달리 '마인'은 마지막 회 시청률 두 자릿수(10.5%)로 종방했다.
김서형의 트레이드 마크는 '단발머리'다. 2002년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에서 처음으로 단발을 해 20여 년 동안 주로 단발로 살았다. 데뷔 초, 그에겐 비서 등 주로 사무직 직원 역이 들어왔다. 김서형은 "20대엔 '왜 내겐 멜로 작품이 안 들어오고, 커리어우먼으로만 쓰는가'란 생각에 속도 많이 상했다"고 옛 고충을 털어놨다. 배우로서 방황하던 시기, 김서형은 "배우로서 나를 찾기 위해 머리를 잘랐다"고 했다. 그가 단발머리를 고수하는 배경이다.
이날 김서형은 "버텼다"는 말을 세 번 넘게 했다. 극 중 효원가 집사를 연기했던 박성연 등 연극 무대 출신 배우들과의 호흡을 얘기할 땐 갑자기 눈물을 떨구기도 했다. 김서형은 "한 신이라도 배우로서 얼마나 그 안에서 살고 싶은지가 느껴졌고, 그 과정을 통해 그간 어떻게 버텨왔는지가 오롯이 보였다"고 말했다. "1990년대 연예계에 발을 들여 우여곡절을 거치며 여태 힘들게 버텨왔죠. 어떻게 버티느냐는 우리의 끊임없는 숙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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