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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베타·감마 고향까지 잠식 중인데… 대형 스포츠 대회, 델타 변이 허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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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인도발) 변이’의 지배종 등극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알파, 베타, 감마 등 먼저 출현한 변이 바이러스의 고향들까지 빠르게 잠식하는 중인데, 하필 마침 줄줄이 이어지는 대형 스포츠 대회가 델타 변이를 세계 곳곳에 퍼뜨리는 허브 노릇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델타 변이 침투 지역은 무섭게 늘고 있다. 대만 보건당국은 26일(현지시간) 발생한 델타 변이 확진자 6명 중 1명이 지역사회 감염자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대만에서 처음 확인된 지역 내 일상 접촉 델타 변이 감염이다. 당국은 해당 확진자가 나온 핑둥 지역의 슈퍼마켓과 식당, 시장을 대상으로 사흘간 폐쇄를 명령했다.
변이들 중에서도 델타 변이의 감염력은 압도적이다. 전파력이 변이 전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서는 3배, 첫 변이인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는 1.6배 각각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5일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최소 85개국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며 “지금껏 확인된 변이 가운데 전염성이 최강”이라고 했다.
그렇다 보니 선배 변이들을 누르는 건 시간 문제다. 델타 변이가 처음 등장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과학자들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이미 델타 변이가 남아공의 지배종이 된 것 같다고 했고, 감마 변이가 발견된 브라질에서는 같은 날 첫 사망자가 보고됐다. 앞서 23일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8월 말이 되면 델타 변이가 유럽연합(EU) 내 신규 감염의 90%가 될 것으로 내다봤고, 미국에서도 2주마다 2배씩 늘어 한 달쯤 뒤면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된다는 게 보건당국의 예상이다.
방역 재강화는 불가피하다. 백신 접종 속도전 성과를 바탕으로 15일 세계 최초로 실내 ‘노 마스크’ 선언을 했던 이스라엘은 25일 정오를 기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활시켰다. 포르투갈은 수도 리스본 시민들이 주말 동안 아예 시민들이 도시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했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州)도 시드니 일원을 대상으로 26일부터 2주간 봉쇄령을 내렸다.
문제는 이런 노력들을 무력화할 변수의 존재다. 현재 인도 외에 델타 변이 피해가 가장 심한 나라가 여전히 과거 식민지 인도와 왕래가 빈번한 영국인데, 내달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준결승·결승전이 열리는 곳이 공교롭게 런던이다. 지난달 초 1,000명대까지 떨어졌던 코로나19 새 확진자 수가 델타 변이 유행 탓에 26일 1만8,000명대까지 치솟았는데도 이날 런던에서 봉쇄 해제를 미룬 정부를 성토하는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방역에 대한 인식이 이완된 상태에서 6만 명 넘는 관중이 경기장에 들어찰 전망이다. 영국 여행 자제 권고에 아랑곳하지 않는 유럽 대륙 응원객들이 여기 섞일 가능성이 크다.
버거운 대규모 스포츠 행사는 이뿐 아니다.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가 내달까지 브라질에서 열리고, 그보다 더 큰 이벤트도 기다린다.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예정된 도쿄올림픽이다. 아사히신문은 참가 선수 등을 매개로 해외에서 다양한 변이가 일본으로 모이고 이들 변이가 해당 바이러스가 없던 나라들로 퍼질 가능성을 26일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올림픽이 확산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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