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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하다 지뢰에 숨진 13세 소년… 미얀마軍 '악마의 알' 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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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13세 소년이 가족과 함께 농사일을 하러 농장에 가던 길에 지뢰를 밟고 숨졌다. 소년은 팔을 잃는 등 온몸이 찢겨 현장에서 눈을 감았다. 가족은 그 참혹한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누가 지뢰를 심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군부 소행으로 확신하고 있다.
27일 미얀마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소년이 24일 지뢰를 밟은 곳은 미얀마 친주(州) 남부 민닷 지역 한 마을 근처다. 민닷은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가장 먼저 무장 투쟁에 나섰으나 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지방에선 처음 계엄령이 선포된 땅이다. 대다수 주민이 마을을 떠났으나 여전히 반(反)군부 게릴라전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무장 투쟁이 시작된 4월부터 이미 군부의 지뢰 매설을 우려했다. 저항 세력의 이동을 방해하고 퇴로를 막기 위해 마을과 주 경계에 지뢰를 심었다는 것이다. 실제 5월 말 민닷에서 16㎞ 떨어진 지점에서 군부와 교전을 벌이던 주민 두세 명이 지뢰를 밟고 사망했다. 민닷 주민들은 이달 들어 저항 세력에 의한 군인 사상자가 늘자 군인들이 마을 근처에도 지뢰를 심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얀마군의 지뢰 매설은 이미 악명이 높다. 지난해 국제 지뢰감시기구에 따르면 2010~2019년 미얀마에서 지뢰 폭발로 1,90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2019년에만 89명이 사망했고 260명 이상이 부상했다. 사상자 대부분은 미얀마 군대가 소수민족 반군과 수십 년간 교전을 벌여온 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2017년 로힝야족 학살 당시에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대인지뢰를 매설했다. 그로 인한 피해는 최근에도 발생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정규군이 아직도 공개적으로 대인지뢰를 사용하는 국가는 북한과 시리아, 그리고 미얀마"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미얀마는 이미 박해를 피해 떠나는 사람들을 목표로 지뢰를 매설하고 있어 더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대인지뢰금지협약(오타와 협약) 평가회의도 미얀마를 지뢰 사용 국가로 지목한 바 있다.
'악마의 알'이라 불리는 지뢰는 남녀노소, 전투원 여부를 가리지 않는 맹목적인 살인 무기이자 비인도적 전쟁 무기다. 일단 매설되면 휴전이나 종전, 어떤 평화 협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상력을 발휘한다. 민닷 주민들은 그저 군부에 호소할 뿐이다. "제발 지뢰를 제거하고 사람들에게 그 위치라도 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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