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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연장의 꿈, 시진핑의 시곗바늘은 바삐 돈다 [中 공산당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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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트 공산당원은 중국보다 많았다. 하지만 고르바초프가 당 해체를 선언할 때 누구도 일어나 저항하지 않았다.”
2012년 12월 광둥성. 집권 후 처음 지방을 찾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강조한 말이다. 당 간부들을 모아놓고 “소련 공산당 붕괴의 교훈을 기억하고 공산주의에 대한 신념과 이상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속도전이 시작됐다. 부패를 뿌리뽑고 정적을 몰아내며 기업을 길들였다. 공산당의 곪은 상처를 도려낼수록 권력은 한 곳으로 집중됐다. ‘핵심이익’을 앞세운 중국의 위세에 국제사회와 충돌이 잦아졌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는 “시 주석은 전임자들과 달리 집권 초반부터 조급하고 절박하게 서둘렀다”면서 “과거 황제들처럼 중국의 미래를 자신의 뜻대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시 주석이 광둥성에서 강조한 신념은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갑옷으로 각색돼 인민을 무장시켰다. 이상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 확장돼 외부를 겨눴다. 참고 기다리는(도광양회·韜光養晦) 절박함은 사라지고, 적을 만들지 않으려던(화평굴기·和平?起) 신중함마저 내팽개쳤다. 오직 대국의 자부심만 남았다.
‘시진핑 사상’이 당의 지도이념이 되면서 국부(國父)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 2018년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없애 임기 10년의 족쇄를 일찌감치 풀었다. 지난해 당의 대표기관인 중앙위원회 조례를 16년 만에 바꿔 무소불위의 권력기반을 다졌다. “시진핑의 후계자는 시진핑”이라는 관측을 반박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의 시간표는 내년 10월 공산당 20차 당대회에 맞춰져 있다. 시 주석의 끈질긴 재촉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내달 1일 공산당 100주년은 축제를 위한 잔칫상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은 사회주의 현대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2035년 중진국, 2049년 패권국가로 발돋움할 요량이다. 시 주석이 언제까지 권좌를 지킬지 가늠해볼 수 있는 중국의 미래 청사진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그를 “독재자”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지만, ‘중국 때리기’가 기승을 부릴수록 공산당 핵심을 중심으로 중국은 더 단단하게 뭉치고 있다.
시 주석은 2014년 “중국은 역사상 가장 복잡한 대내외적 환경에 직면했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후 중국은 대외 수출의존도가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32.6%에서 2018년 19.5%로 크게 줄어들 정도로 맷집을 키웠다. 지난해 중국 GDP는 미국의 70%를 돌파했다. 2차 대전 이후 옛소련, 독일, 일본 모두 좌절했던 ‘마의 70%’ 장벽을 넘어섰다. 내친김에 경제력 규모에서 미국을 앞지를 카운트다운이 이미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가 비틀대는 사이 중국은 방역과 백신 외교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반면 ‘국진민퇴’(國進民退ㆍ국영부문 확대, 민영부문 축소)는 중국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의 사례에서 보듯 중국 경제성장을 이끈 기업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국주의 열풍을 등에 업고 공산당이 전면에 나서며 입지가 강화될수록 체제는 경직되고 불만은 커지기 마련이다. “당은 당을 관리해야 한다. 정부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던 덩샤오핑(鄧小平)의 경고가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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