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마스크 써라"… 델타 변이 확산에 이스라엘 '실내 마스크' 조기 복원

입력
2021.06.26 18:48
수정
2021.06.27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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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연속 일일 확진자 세 자릿수 급증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조기 시행

이스라엘에서 델타형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21일 텔아비브에서 10대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에서 델타형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21일 텔아비브에서 10대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고속ㆍ대규모 백신 접종 성과를 앞세워 세계에서 가장 먼저 마스크를 벗었던 이스라엘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서둘러 복원했다. 당초 27일(현지시간)부터 강화된 방역 지침을 적용할 계획이었는데 이틀이나 앞당긴 25일 낮 12시부터 전격적으로 시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돌발 변수로 등장한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한시도 지체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6일 현지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전날 정오부터 전국에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내렸다. 7세 미만 어린이와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장애인, 2인 직장 근무자, 독립 거주자를 제외한 모든 이스라엘 내ㆍ외국인은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 병원과 요양시설을 방문하거나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지난 15일 ‘노 마스크’ 선언을 한 지 열흘 만이다.

이스라엘은 국민 55%인 515만명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지만,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감염병 종식 희망에서 다시 한 걸음 멀어졌다. 한때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일일 확진자는 24일 227명으로 늘었다. 4월 7일 이후 최고치였다. 21일 125명, 22일 110명, 23일 138명으로 연일 100명대를 유지했으나, 하루 만에 무려 100명 가까이 급증했다. 코로나19 검사 수 대비 확진 판정 비율도 0.6%까지 올랐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확진자 70%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스라엘 코로나19 방역 책임자인 나흐만 아시 박사는 25일 공영방송 칸(Kan)에 출연해 “코로나19가 여러 지역사회로 퍼지고 있어 특히 우려스럽다”면서도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입원과 중증 질환을 막을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성급하게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것은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25일 기준 코로나19 환자는 872명, 중증 환자는 26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는 84만522명, 누적 사망자는 6,429명에 달한다. 보건부는 이번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을 경우, 모임 제한 지침도 부활시킬 방침이다. 또 델타 변이 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12~15세 청소년들에겐 하루 빨리 백신을 맞으라는 당부도 빠뜨리지 않았다. 최근 출범한 이스라엘 연립정부는 27일 코로나19 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방역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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