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하반기 IPO 최대어 크래프톤에 "공모가 산정 근거 보완하라"

입력
2021.06.25 22:36
수정
2021.06.2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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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워너뮤직그룹 등과 비교해 공모가 산정
금감원 "비교한 기업들과 구체적 유사성 밝히라는 취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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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공모가 산정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감원은 25일 크래프톤에 대해 증권신고서 심사 결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거짓인 내용이 있거나 중요한 내용이 기재되지 않은 경우,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내용이 있다고 판단하면 정정신고서를 요구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6일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게임업체와 함께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기업을 포함시켜 평균 주가수익비율(P/E)을 45.2배로 적용,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를 35조736억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주당 공모 희망가를 45만8,000~55만7,000원, 공모 예정 금액은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4조6,000억~5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기업가치 책정이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크래프톤의 매출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 하나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콘텐츠 기업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금감원 역시 이 같은 부분을 문제 삼았다. 금감원 측은 "공모가가 높은지 낮은지는 판단 대상이 아니지만, 공모가 산정을 위해 비교한 기업들과 구체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등을 더 명확하게 밝혀달라는 취지로 정정신고서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이날부터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증권신고서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늦어도 9월 말에는 정정신고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감원은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과 관련해서는 최초 접수일 기준으로 따지기 때문에 중복 청약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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