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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G7 정상회의에 왜 인도를 초대했을까

입력
2021.06.24 19:00
25면

편집자주

21세기에 새로운 형태로 펼쳐지고 있는 강대국 세력 경쟁과 개도국 경제발전을 글로벌 기후변화와 에너지 경제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 두 번째)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0~12일 3일 동안 영국 콘월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렸다. 1975년 첫 정상회의가 프랑스에서 열린 이후, 올해가 47차 회의였다. 1973년의 국제에너지 위기 타개를 위해 G6(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로 출발해 캐나다 그리고 1998년 러시아가 추가되어 G8으로 확대되었다가, 2014년 이후 러시아를 제외한 G7으로 다시 복귀하였다.

과거 G7을 통해 1985년 플라자합의 등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은 중요한 결정들이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부터 중국을 포함한 여타 개도국들이 참여하는 G20가 가동되면서 G7의 존재감은 많이 줄어들었다. 트럼프 집권기에는 미국과 유럽의 G7 선진국 간 글로벌 현안에 대한 견해차는 더욱 벌어졌고 오히려 중국과 유럽의 협력이 강화되었다.

영국 콘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이 유럽 선진국들과의 공조하에 세계질서를 회복하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G7 회의에서 확인된 미국 일본 유럽의 주요 선진국들이 꼽고 있는 가장 시급한 글로벌 현안은 아프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중국이 펼치고 있는 국가 인프라사업 프로젝트인 BRI(Belt & Road Initiative)였다. 전 세계에 걸쳐 BRI 투자사업은 약 2,600개, 3조7,000억 달러 규모다.

중국의 영향력 축소를 목표로 한 G7 차원의 개도국 인프라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하여 향후 워킹그룹을 마련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BBBW(Bring Back Better World) 프로그램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BRI에 대항할 수 있는 대안적인 개도국 인프라 투자전략의 뚜렷한 방향성을 도출해내지 못하다가, 이번에 유럽, 일본, 호주 등 동맹과 민주주의 이념을 공유하는 파트너 국가들과 공조하기로 한 것이다. BRI의 투자규모를 볼 때 동맹국들의 공동 투자를 끌어내지 않으면 중국과 경쟁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3월 26일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급격한 강대국으로의 부상 이면에 BRI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영국과 미국 등이 주도해 주로 서방과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가들이 참여하는 개도국 인프라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G7 회의에 한국, 호주, 남아프리카와 함께 초청된 국가가 인도이다. 인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향후 경제성장을 위해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등의 에너지 자원 개발과 운송로 연결이 절실하며, 에너지 독립을 이룬 미국의 관심이 줄어든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의 에너지와 자원 개발과 운송을 놓고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중국의 BRI 구축은 대부분 인도의 에너지 자원 확보와 무역로 확대 노선과 겹치기 때문에 인도의 인프라 계획과 충돌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2017년 4월 역대 최대 행사 규모를 자랑한 제2차 일대일로 정상회의에 참가를 거부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인도는 본격적으로 중국식 개도국 인프라 개발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으며 대안적인 개도국 인프라 구축 계획을 제시해왔다. 중국과 인도양 지역 국가들의 인프라 연계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비슷한 계획을 가지고 있던 인도가 전략적,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미국 유럽 일본은 아시아와 인도양 지역에서 인프라 구축계획을 인도와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인프라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G7 차원의 이러한 정책 전환이 우리에게는 기회일까 위기일까?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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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규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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