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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버전 나도는 '윤석열 X파일'... "기관 정보 아닌 지라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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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X파일’의 실체는 23일까지 오리무중이다. 여러 버전의 이른바 ‘X파일'이 정치권을 떠돌고 있지만, 내용과 형식 모두 조악한 수준이다. 과거 대선 국면 때마다 나돌던 유력 대선주자들을 겨냥한 '지라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여권에서 X파일을 처음 언급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X파일은 없지만, 검증 자료는 쌓이고 있다"며 다소 거리를 뒀다. 논란을 확산시킨 정치평론가 장성철씨는 X파일이 실존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X파일 논란 이후 정치권에 유포된 여러 버전의 X파일 중 하나(6쪽짜리 PDF파일)의 출처가 밝혀졌다. 여권 성향의 유튜브 매체인 '열린공감TV'는 방송을 통해 "해당 파일은 취재 내용을 정리한 방송용 대본"이라며 "지난해부터 윤석열 전 총장 관련 방송을 많이 했고, 이미 방송을 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제 내용이 담긴 분량은 200~300쪽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작성했다는 파일은 장성철씨가 입수했다는 X파일과는 다른 문건으로 알려졌다. 무수한 지라시성 문건들이 곳곳에서 생성되고, 또 퍼져나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윤석열 X파일'이 처음 언급된 건 야권 정치인의 칼럼에서다. 신지호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지난달 24일 자 ‘주간조선’에서 “최근 여의도 정가에 ‘윤석열 파일’이 등장했다고 한다”고 썼다. 불을 붙인 건 송 대표다. 그는 하루 만인 25일 여의도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윤석열의 수많은 사건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달 19일 “파일을 입수했다”는 장성철씨의 페이스북 글로 의혹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장씨는 국민의힘 사무처 당직자 출신으로, 김무성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야권 인사의 발언이라 파장이 더 컸다.
'윤석열 X파일'은 정말 있을까. 장씨에 따르면, X파일은 10페이지짜리 문건 2개로, "방어가 어려울 정도"의 비리 의혹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는 최소 세 가지 유형의 문건이 유포됐다.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씨의 이력, 장모 최모씨의 사업 관련 키워드가 정리된 ‘윤석열 X파일(목차)’이란 제목의 6쪽짜리 PDF 파일 △장모 최씨 사업과 관련해 윤 전 총장에게 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238MB 용량의 문서 파일 △김건희씨 프로필 등이 담긴 용량 97MB짜리 문서 파일 등이다. 이 중 유튜브 매체 '열린공감 TV'가 작성했다고 주장하는 취재파일이 6쪽짜리 PDF파일이다.
이 문건들은 모두 출처가 불분명한 '지라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전직 정보기관 출신 관계자는 “현재 돌아다니는 문건들은 기관이 만든 형태의 것이 아닌 개인의 사설 정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현 정권에서 기관이 특정 정치인의 정보를 임의로 다룬다는 건 불가능하다"며 "사실이라면 그 자체가 게이트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의심한 '불법 사찰'의 결과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변호사 출신의 장진영 국민의힘 서울동작갑 당협위원장도 “하나의 혐의를 다룬 검찰의 공소장도 분량이 엄청난데, 10페이지짜리 문건 2개에 정밀한 증거 등이 담길 수 있겠느냐"며 "상식적이지 않다”고 했다.
장씨가 입수한 문건을 공개하면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그는 23일 “X파일을 전달해준 사람이 한 문서는 여권에서, 또 다른 문서는 한 기관으로부터 받았다고 했다”며 실체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문건을 공개하는 대신 소모적인 논쟁이 커진다는 이유로 “파쇄하겠다”고 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X파일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검증 자료를 따로 쌓고 있다”고 모호한 발언을 남겼다. 송 대표는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텐데, 홍 의원이 가장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X파일의 진원지로 홍 의원을 가리켰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잠재적 대권 경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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